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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한 대면 프로그램 "Keva Club"

원래는 1월에 계획했던 대면 프로그램이 오미크론 변이로 연기되었다가 드디어 3월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뉴욕, 뉴저지의 많은 도서관들이 대면 프로그램을 벌써 시작하였습니다만 저희 타운은 공립학교뿐 아니라 도서관도 좀 천천히 오픈하는 분위기였습니다.


2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대면 프로그램은 무엇을 할까로 고민을 했습니다. 그동안 Zoom으로도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었고 Book Club의 경우엔 팬데믹 전 대면 프로그램보다 더 높은 참여가 있었지만 그래도 대면으로 한다면야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할 수 있는 hands-on 프로그램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획한 프로그램은 "Keva Club"입니다. 프로그램은 초등 3-5학년을 대상으로 12명을 모집했는데 도서관 홈페이지에 등록 링크가 뜨자마자 몇 시간 안에 마감되었어요.


https://www.kevaplanks.com/


Keva는 얇고 길쭉한 나뭇조각을 가지고 레고처럼 쌓는 교구예요. 장난감이라기보다는 교육용 교구라고 하는 게 적당할듯합니다. 레고처럼 홈이 파져있지 않은 단순한 블럭이지만 다양한 구조물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Keva planks에 대해 안 지는 오래되었고 사고 싶었지만 도서관 프로그램에서 하려면 많은 양의 피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산의 문제로 여력이 없었어요. 그냥 나무판인데 싶지만 모든 피스의 크기와 무게가 정확해야 높게 쌓아도 균형이 맞기 때문에 좋은 단풍나무로 정교히 만들어서 비싸거든요. 그런데 최근 2년 동안 도서관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운영비 예산이 남은 거예요. 도서관에서 제가 money-sucking librarian이라고 놀림당할 만큼 돈을 잘 쓰거든요. 예산 남았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관장님께 쪼르륵 달려가서 "나 살 거 있어요!"라면서 Keva를 사 달라고 요청했어요.


Keva의 official site에 가면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어요. 첫날이니 그중 제일 따라 하기 쉬운 object 만들기의 샘플을 몇 개 준비했어요. 화면의 샘플을 보면서 똑같이 만들어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에요. 처음부터 free play를 하겠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피스를 다양한 방법으로 쌓는 기본 기술을 익히려면 샘플을 보면서 따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의자를 샘플을 보고 만들어봅니다


비행기를 샘플을 보고 만들어봅니다




Today's Challenge는 "Make a structure as tall as you can." 을 주었어요. 모든 학생들은 Keva 피스 100개를 받았어요. 그걸로 높은 탑을 쌓는 거예요. 홈페이지에 가면 structure에 대한 샘플도 있어요. 그런데 오늘은 의자, 비행기 같은 물건을 만드는 걸 했잖아요. 다음 주에 건물이나 다리 등의 structure를 할 거거든요. 일부러 challenge는 strcture를 만들어보게 했어요. 왜냐면 Keva를 전혀 경험해 보지도 않았고 샘플을 본 적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structure를 만드는 것을 보고 싶었어요.







챌린지를 받은 아이들은 잠시 머뭇거리는 아이, 다른 친구는 어떻게 하나 눈치 보는 아이,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쌓고 보는 아이 등 여러 반응이 있었어요. 그걸 보는 것도 저한테는 재밌는 일이었어요. 한 명이 과감하게 사각형의 베이스로 벽을 쌓고 그 옆 친구는 피스를 세워서 쌓아서 더 높이 만들었어요. 다른 테이블의 한 아이는 아예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들고요.





만들다 보면 무너지기도 해요. 그럴 때 아이들의 반응도 제각각이에요. 신경질 내는 아이, 쉽게 포기하는 아이, 뭐가 잘못되었던 건지 꼼꼼히 복기해 보는 아이, 복기는 없이 그냥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는 아이 등등요. "이거 무너지는 게 end of the world 아니야. 다시 쌓으면 돼" 이렇게 얘기해 주면서 다시 해 보도록 하지요. 원래는 Engineering 수업인데 저는 SEL (Social Emotional Learning) 수업으로 접근하게도 된답니다.


겨우 한번 했는데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았어요. 저도 너무 재밌었고요. 앞으로 7번의 프로그램이 더 남았어요. 이번 세션에 참석하지 못한 신청자가 많아서 두 번째 세션도 바로 시작해야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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