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4살 정도가 되면 껌이 궁금한 건지 혹은 내 주위의 아이들만 껌 씹는 것을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끔 마주치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꿀떡 삼킨 껌을 입안 이리저리 찾고 있었다.
껌을 꿀떡 삼키는 것은 몸에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아예 먹지 않으면 모르니까 조금 더 기다렸다가 지금 보다 더커서 아이가 내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때 껌을 씹을 수 있게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자기도 풍선껌을 먹고 싶다고 했다.
“준영아 네 키가 125센티가 되면 엄마가 껌을 사줄게 조금 기다려” 우리 집 마루에는 키를 잴 수 있는 그림이 있는데 125센티가 되는 부분에 애벌레 그림이 있어서 별생각 없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다.
어느 날 아이는 내 앞에 껌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나타났다.
“엄마 나 껌 씹고 있어. 125센티 안돼도 껌을 씹을 수 있는걸........?”
“엄마 아주 쉬워.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 그럼 뱃속으로 들어가지 않아.” 아이는 껌을 입안 이리저리 돌려가며 자세히 설명했다. 게다가 말도 잘했다.
껌씹으면서 말하기의 대가가 되어있었다.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
아이야 너는 천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