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순간, 수능이 코앞이다. 많은 표현을 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모두 저마다의 긴장과 불안을 끌어안고마지막 남은 길을 걷고 있다. 조금만 건드려도 훅 기울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큰 짐을 짊어진아이들...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쉬는 시간에 한 녀석이 찾아왔다.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겠노라 자신 있게 선포하며 3월부터 열심히 달려온 학생이다. 1교시, 2교시 모의고사를 수능 시간대별로 풀고는 채점 결과가 성에 차지 않았는지무거운 마음을 끌고 왔다. 그래, 그동안 꿋꿋하게 잘 견뎌왔다. 수도 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부여잡고왔을 텐데 한 번쯤은 힘들다고 말해도 괜찮다. 토닥토닥.
D-데이로 카운트 다운하기에 너무 가벼워진 시간 앞에 아이들은 점점 쪼그라든다. 안 그런 것 같지만 표현하지 않을 뿐 당연하다. 내가 그랬다. 심하게 앓았다. 교사로서 할 수 있는 건 뭘까.호들갑스럽게 격려하며 불안을 휘젓기보다 그냥 옆에서 같이 걷는 것. 손내밀면 잡아주고,토닥여주고 지켜봐 주는 것. 함께 일찍 등교하여 마지막 한 주를 으샤으싸해주는 것. 그것밖에 떠오르는 것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다. 마지막 남은 한 주의긴장 완화를 위해할로윈 이벤트를 기획했다.개인적으로 맥락 없이 열광하는 할로윈 축제는 별로다.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는 아쉽다.핫초코는 긴장과 스트레스 완화, 그리고 면역력 증강에 좋다더라. 이름하여 달콤 살벌한 수능 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