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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Byun Nov 04. 202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소재 N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K라고 합니다.

엄마가 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는 걸 듣고 굳이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아주 특별할 것 없는 저의 이야기가 뭔 얘깃거리가 되나 싶긴 했습니다. 그만큼 저는 아주 평범합니다.

친구들과 다른 걸 찾는다면 2007년 돼지띠인 친구들과 다른 개띠생이라는 정도? �‍�

저는 07년 1월생이지만 음력으로 06년 12월에 태어났거든요. 그래서인지 엄마는 제가 너무

<개> 같다고 얘기합니다.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개의 성향과 닮아있다는 의미입니다. 호기심 많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지루한 걸 못 참는 성격이거든요. 맞는 말이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초상권 보호!

사실 엄마가 저를 지칭하는 것 중 거부하고 싶은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저의 별입니다. 별명 짓기가 취미인 엄마가 지은 별명은 지금까지 대략 열 개쯤 있는데, 그중 제일 싫은 건 요즘 부르는 별명입니다.

“길난!” 또는 “길아, 길난아!” 이렇게 부릅니다.

길냥이도 아니고 길난이라니요...  

외부에는 극비사항인 별명이지만 엄마는 가끔 밖에서도 목청껏, “길난!!!” 하고 부릅니다. 제가 버럭 화를 내면 ‘아하하하’ 웃으며 좋아하기 때문에 이젠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좋은 뜻이 아니에요.ㅠㅠ

'길난'은 길쭉한 못난이의 줄임말로 긴 얼굴이 콤플렉스인 저를 약 올리는 건데, 비겁하게 신체적 약점을 별명으로 부르다니!

제가 강하게 항의하니 콤플렉스를 극복하란 의미라며 알 수 없는 개똥 논리를 들이댑니다. 좀 미안했던지 ‘쁜길’이란 후속 별명을 지어 주었지만 예상대로 쁜길은 거의 불린 적이 없어 자연 소멸되었습니다.


사실 모든 작명의 화근은 얼굴 긴 아빠로부터 비롯된 것이지요.

엄마가 지은 아빠의 별명은 <원. 길.> 원조 길쭉이.  

긴 얼굴 DNA를 물려준 아빠가 원망스럽지만 어찌 보면 아빠도 엄마의 희생양일 뿐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아빠는 가끔 저를 빤히 바라보다가,

“넌 어쩜 갈수록 예뻐지니. 너희 반에서 네가 탑이지?”라는 큰 일 날 소리를 막 하는데 제발 그런 얘기만 안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저 긴 얼굴에 복코가 대세인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별명 얘기만 엄청 길게 했네요. 아무튼 저는 평범한 중2, 발랄한 여자 사람입니다. 별명 때문에 오해하실까 봐 덧붙이자면 못생긴 편은 아니고 호감 가는 정도의 외모는 가졌습니다. ^^  


딸이 중2라고 하면 사람들은 ‘어머, 힘드시겠네요!’ ‘별일 없으세요?’라고 물어보나 봐요.

그런데 정말 중2라고 특별한 일은 없어요. 사람들은 중2를 희귀종 보듯 하는데 저희 엄마만 보아도 저를 예민한 시기라고 조심스레 대하지 않고, 그렇다고 제가 사고를 치는 일도 없거든요.

물론, 앞으로의 일은 장담 못하겠지만요. ㅋㅋㅋㅋ   

일탈까진 아니지만 가끔 어른들이 금기시하는 일들이 궁금하긴 해요.

남자 친구 사귀는 것, 즉흥여행, 술 그런 것들. 술은 어떤 맛일지 궁금했는데 전에 아빠가 한 모금 마셔보라며 준 맥주는 맛이 별로였고 막걸리는 괜찮았어요. 보기보다 보수적인 엄마는 뭐하는 짓이냐며, 아빠한테 엄청 뭐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한 모금 맛 본 이후로 뭔가 더 궁금하거나 호기심이 생기지는 않았으니 놀라진 마세요.  ^^

그냥 어른들은 이런 걸 좋다고 마시면서 취하기도 하는구나. 하는 정도.

아, 물론 취한다면 어떻게 될지, 어떤 기분이 드는 건지 궁금하긴 해요. 실제로 하겠다는 건 아니고 궁금하다는 거니까요. ㅋㅋ

남친은... 엄마한텐 비밀로 하고 딱 한 번 사귀어 보긴 했는데 일주일 만에 끝나고 말았어요.

음... 뭐랄까 누군가와 특별한 사이가 된다는 게 생각보다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성격상 맞지 않는 달까.

대신 사랑과 우정 사이의 관계는 꾸준히 있답니다. ㅋㅋ

제가 엄청나게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어릴 땐 무조건 덤비고 보았는데, 커가면서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엄마는 가끔, ‘넌 행동이 뇌를 거치지 않고 나오는 것 같다. 필터링 좀 하고 행동할래!’라고 하시지만 열 다섯 정도 되니 정작 어떤 일 앞에서 앞 뒤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친구들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아요.


저에 대한 소개는 대충 이걸로 마칠까 해요. ^^ 두서없었다면 죄송하지만 처음부터 저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를 드리면 재미없잖아요? 담에 또 한 번 인사할 기회가 있겠죠.


 그럼, ㅃ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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