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수업을 읽고...
“띠릭 띠릭”
은은한 알람 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어제 로스팅되어 도착한 예가체프 원두를 그라인더에 넣으며 거울에 비친 나를 본다.
‘오~~ 아침에도 예쁜데.’
어젯밤 제대로 된 운동과 팩을 한 덕분인지 두 뺨에서 탱탱함과 촉촉함이 느껴진다.
곱슬머리로 인해 흐트러진 앞머리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린다.
은은하고 그윽한 커피의 향이 집안에 가득 차오른다. 따스한 커피 한잔과 함께 노트북을 꺼내 든다.
아이들이 깨기 전 어제 끙끙거리며 마무리하지 못한 글의 마지막 문장을 채워 넣어본다.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열심히 글을 썼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내 눈에 완벽해 보이는 구성의 브런치 글들이 나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
왜 글을 쓰지 않느냐고 묻는 딸에게 자존감 떨어져서 못쓰겠다고 말했다.
“아~~ 그럼 제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라라 프로젝트에 다시 들어가셔서 글을 배우시면 됩니다”
순간 빵 터졌다. 박성희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지도해 주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인다. 어젯밤 딸의 조언에 힘입어 못다 쓴 글의 끝부분을 적어 내려갔다.
“그래, 괜찮아! 잘 쓸 때도 있고 잘 못 쓸 때도 있는 거지. 이 정도면 괜찮아”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듬뿍 담아 주었다.
제철에 달콤함이 가득 차오른 단호박으로 자연의 맑은 노란색을 그대로 옮겨 담은 것 같은
맑고 찐한 단호박 수프를 만들고 모닝빵을 굽는다.
아침을 꼭 챙겨 먹어야 하는 딸은 단호박 수프에 모닝빵을 깊숙이 밀어 넣는다.
어떤 메뉴든지 맛나게 먹는 아들이 모닝빵을 조금씩 뜯는다.
“아들, 왜 그리 못 먹어?”
“저 오늘 아침에는 입맛이 없어요”
“아~~ 그렇구나! 입맛이 없구나”
다른 날 같았으면 그래도 먹어야 한다며 계속 권했겠지만, 컨디션이 안 좋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공감의 말에 마음을 담아 보았다. 진심이 느껴졌는지 빵을 좀 더 구워달라고 하더니 남은 수프를 다 먹고 일어선다.
엉망이 된 주방을 바라보며 비장함을 담은 목소리로 나에게 이야기한다.
“괜찮아, 지금부터 서두르면 30분 안에 치울 수 있을 거야”
설거지를 하면서 들을 수 있는 경쾌한 속도의 CCM을 크게 틀어본다.
주방 창으로 떠오르는 햇살이 싱크대에 부딪혀 반짝이는 빛을 낼 즈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서울에 사는 친구의 전화이다. 어젯밤 딸과 전쟁을 불사할 만큼 엄청나게 부딪치며 싸웠노라 하소연한다. 핸드폰과 관련된 싸움이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러니까 핸드폰 일찍 사주지 말라고 했잖아’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정말? 너무 속상하고 힘들었겠다. ” 공감에 공감을 2스푼 더 넣어주며 마음속으로부터 친구를 공감하려 애써본다. 공감의 효과 덕분인지 친구는 지난주 있었던 속상했던 이야기까지 꺼내 든다.
아이들을 픽업하여 집으로 오는 중 지하 차도로 진입하려는 순간 검은색 세단이 갑자기 끼어든다.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더라면 부딪쳤을 상황이다.
안도의 한숨과 더불어 욕이 나오려던 순간.
“저 아저씨, 너무 급하셨나 보다”
급하게 끼어들기에 도전하신 아저씨를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녁 햇살이 그윽하고 우아하게 뒷산으로 숨어들어갈 때 즈음
남편이 어깨에 피곤과 만사 귀찮음을 달고 퇴근한다.
든든하게 밥을 먹으면 피로가 풀릴까 싶어 아이들과 다 먹고 치운 저녁상을 다시 차렸다.
“밥이 너무 많은데, 왜 이리 많이 차렸어?”
심장이 빠르게 요동치며 화가 솟아오르려는 순간.
“아~~ 밥이 너무 많았군요. 너무 많이 차렸구나….”하고 말한다.
샤워를 끝내고 거울 앞에 선다.
화장을 지운 얼굴에 기미가 먼저 보인다. 오늘따라 팔자 주름이 영 꼴 보기 싫다.
그런데도 나를 다독겨려본다.
“예쁘다. 사랑해! 오늘 하루도 너무 수고 많았어.”
내 삶이 자존감으로 가득 찬 완벽한 하루를 생각해 보았다.
라라 비밀 책방을 통해 『자존감 수업』을 읽어 내려가며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자존감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자존감 그 친구는 내가 자신을 알고 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지난 시간 동안 나와 늘 함께 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으로 말이다.
초등 6학년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정말 많이 넘어졌다. 자전거를 배우며 자존감이 뚝 떨어졌다. ‘이 놈의 몸뚱이, 친구들은 저리 잘 타는데 이렇게 둔할 수가 있단 말이가’ 그깟 자전거 하나 타는 거 가지고 여의도 그 넓은 광장을 돌며 넘어지기를 수십 번 했다.
어느 순간 앞을 보며 달리는 나를 보았다.
“오호~~”탄성이 절로 나왔다.
친구들이 왜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자존감.
자전거 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자존감이 뚝 떨어져 넘어질 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자전거를 세우고 다시 달리면 되는 것과 같이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감정에 감정을 더해 몰입하지 말고 과거에 빠져들지 말고 앞을 보고 다시 나의 길을 달리면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방법 5가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심하기
: 매력 없고 자신감 낮다고 스스로 비난해왔지 않은가? 사랑해도 괜찮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2. 자신을 사랑하기
: "괜찮아, 지금 잘하고 있어" "난 최선을 다했어. 그것으로 충분해." "난 괜찮은 사람이야"
나를 사랑하기 위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3.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기
; 완벽한 선택은 없다. 결과가 좋다면 감사하고 결과가 나쁘면 미래형 후회를 하라
"다음번엔 이렇게 해야지!"
4. 지금. 여기에 집중하라
:현재에 집중하면 문제 해결을 앞당길 수 있다. 현재에 몰두한 사람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자존감을 높이면서 현재에 몰두할 수 있고, 매력도 함께 얻게 되는 것이다.
5. 패배주의를 뚫고 전진하기
: 자존감은 집과 같다. 견고해야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다.
"괜찮아, 누구나 그런 일을 겪어", "나니까 이 정도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정말 큰 사고를 쳤을 거야"
걷기, 표정 짓기, 혼잣말하기 뇌는 이 세 가지를 할 때 건강해진다. 뇌가 활발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때 자존감을 향상시키면 변화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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