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매일매일 3시간 이상씩 스마트폰만 붙들고 살아요. 주말에는 그 이상이고 말릴 수도 없어요. 정말 미쳐버릴 거 같아요" 오랜만에 걸려온 후배의 하소연에 절로 한숨을 나왔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한강고수부지를 뛰어다니고, 여의도 불꽃축제를 즐겼던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살다니 너무나도 속상했다. 절절한 하소연이 가슴을 쿵하고 내리친다.
몇 달 전 읽었던 한 권의 책이 생각났다.「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중독!」이란 책이다. 책의 저자는 세상 남 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었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나의 아들을 '게임'이란 놈이 나타나 빼앗아 갔다고 말한다. 게임에 빠져들기 시작한 순간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거짓으로 가득 찼고, 꿈꾸며 미래를 바라보아야 할 청초한 시간들은 게임이 빼앗아 갔다고 탄식한다. 게임에 빼앗긴 아들을 찾기 위한 한 아버지의 3년간의 눈물겨운 사투가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저자의 처절한 절규에 동감하게 되고, 아버지의 한 많은 외침에 동조하게 된다.
중독은 게임에 과몰입하는 행동으로 매일 정해진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매일 술을 마시면 알코올 중독, 마약을 하면 마약중독이라고 말이다. 하루에 조금씩 할 일을 다하고 게임을 하는 행동은 아이들에게 매일 게임을 하는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 주는 행위라고 소리친다.
"게임 회사는 냉정하다. 아이들이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게임에 시간을 더 많이 쓰는 게임 중독자가 되기를 원한다. 어떻게 하면 게임 속 공간에서 아이들이 시간 감각을 잊어버릴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게임 아이템에 돈을 쓰게 할 건지, 오직 그것만 연구한다. '중독과 돈' 딱 그것이 게임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다." p136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과거엔 '유저에게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임팩트를 주는 게 게임 개발의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유저가 최대한 시간을 오래 쓰도록 낮은 자극을 길게 쓰도록 하는데 주력한다."
출처: 중앙일보 2019년 5월 5일 (넥슨에서 마비노기를 만든 분의 인터뷰 중)
한국 게임업계의 대표 개발자라고 불리는 분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설마... 게임회사가 우리 아이들 시간을 빼앗으려고 할까?'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브레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 게임회사.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추구하며 일하고 있는 것일까? 3년간의 사투 끝에 아들을 구한 아비는 단호하게 외친다. 절대, 절대, 절대. 어린아이에게 아무 생각 없이 게임 한판 시켜주지 말라고 말이다.
이미 매일 게임을 하고 있다면 '직면'하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을 벗어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해 준다.
솔루션 1: 매일 조금씩 게임을 하는 것보다 일주일 한번 매주 하는 것이 낫고, 매주 하는 것보다 매달 하는 것이 낫다.
솔루션 2: 이미 스마트폰을 손에 가지고 있는 사춘기 아이라면 아이가 스마트폰에 어떤 어플들을 깔고 있는지, 어떤 게임들을 하고 있는지 꼭 확인하라. : 아이가 뭘 하는지 스스로 모르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개입해야 한다. 게임에 미쳐버리기 전에...
솔루션 3: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에 뭘 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 '하루'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추천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무얼 하며 사용했는지 쉽게 볼 수 있어 편하다.
솔루션4: 사생활의 자유가 게임의 자유가 되어선 절대 안 된다. :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발각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아이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로서 부모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회사는 심리학자인 스키너가 말하는 '간헐적 강화 계획'을 사용해요. 적절하게 레벨을 높여주고 아이템이라는 보상을 주면서 말이에요. 여기에 익숙해지면 본인들이 돈을 내고서라도 계속해서 매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의 간섭이 필요합니다." p.246
"아이들에게 교육을 빙자한 게임 콘텐츠를 쉽게 보여줘서는 안 된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교육, 특히 게임이라는 틀을 이용한 숫자 공부나 영어공부는 금지해야 한다. 게임의 정체를 알았다면 절대 아들에게 태블릿과 스마트폰 그리고 공부를 빙자한 게임 등을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다."p260
여러 가지 방법과 우여곡절 끝에 저자의 아들은 중2에서 중3 올라가면서 게임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사준 것을 가장 후회한다는 아빠는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쓴 목적도 자신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부모님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이미 게임으로 인해 고통받는 엄마들에게, 그리고 아직 게임을 알지 못하는 엄마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