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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오스 이비 May 15. 2022

미운 7살. 왜?

마냥 예쁘기만 하던 아이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행동들을 한다. 그중에서도 마음에 안 드는 행동들을 유독 많이 하는 시기가 있다. 예전부터 주로 7세 때 보인다 하여 '미운 7살'이라고 부른다.


물론 시대나 각자 상황에 따라 보이는 시기나 강도는 다르다. 또 아예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은 아이도 분명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많은 아이들이 꼭 일곱 살 때는 아니더라도 한 두 번쯤 미운 시기가 있다. 어디 내다 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럼 아이들은 왜 한 두 번쯤 심하게 미운 행동을 할까?


주변 지인들과 얘기를 해 보고 나름 찾아봤는데 딱히 '이거다' 싶은 이유를 듣거나 찾지 못했다. 그러다 나름 '아마 이걸 거야'라는 것이 있어 적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미운 7살(꼭 7살에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통칭해서 사용함)의 원인은 ‘아이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상대적 박탈감?'

"네, 상대적 박탈감!"

'? 무슨 상대적 박탈감?'


내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이렇다.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어제까지는 분명 안 그랬는데 오늘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고 어제까지 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하도록 강요받을 때, 아니면 어제까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특정 사실을 오늘 비로소 깨달았을 때, 부당함을 느끼거나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이라면... 그 섭섭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이 느끼는 불만이나 섭섭함 같은 감정을 표현할 때 어른들보다 더 서툴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경험이 어른들보다 적으니... 그럴 수밖에...


여튼, 이런 이유로 아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시점에 자신의 불만이나 섭섭함을 평소보다 조금 세게 그것도 조금 길게 표출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냥 생떼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 입장에서는 무언가 억울한 상황에 대한 분명한 감정 표현이다. 물론 아이가 불만, 섭섭함 등을 느끼게 된 경로는 매우 다양할 것이고 느끼게 된 사실 또한 매우 주관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가 느끼는 불만이나 섭섭함은 부모가 풀어줘야 한다. 


아이의 불만이나 섭섭함을 풀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그것도 끝까지. 부모 생각을 얘기하지 않고. (사실 이게 정말 어렵다. 내가 가장 못하는 것 중에 하나다. ㅠㅠ) 필요하면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야 부모가 덜 흥분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의 일관된 행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만약 아이가 이미 미운 행동을 보인다면 아이와 대화하기 전에 아이가 섭섭함을 느낄 만한 행동을 했는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무심코 한 말이나 행동이 아이를 더욱 섭섭하게 할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부모나 아이의 상황 변화에 따라 아이에 대한 부모의 행동은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를 하는 것이 아이가 느끼는 섭섭함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면서 가장 확실한 해결 방법인 것이다.


그럼 아이들은 언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까? 


내가 생각하는 아이들이 느끼는 대표적인 상대적 박탈감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장에서 첫 번째 동생이 생길 때

손위/손아래 사람이라고 무조건 참거나 양보하라고 할 때

손위/손아래 사람이라고 무조건 나만 시킬 때

나이 먹었다고 안 하던 일/공부하라고 할 때

가족들은 다 노는데 나만 공부하라고 할 때


위 사례 이외에도 아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무조건’, ‘안 하던’, ‘나만’이라는 말들이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왜 미운 행동을 하는 행동이 하필 7살 전후에 많이 나타났던 것일까?

물론 지금은 7살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나이 대별로 미운 0살이라고 하지만 미운 0살의 원조인 미운 7살이 궁금했다.


그래서 또 소설을 썼다. 

7살 때 미운 행동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아마도 7살 전후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원에 다니지 않고 집에만 있다가 학교에 입학을 했다. 

입학 후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 대한 부담감, 

    다른 환경에서 자란 많은 동급생들과 처음 하는 단체 생활에 대한 부담감, 

    각종 교칙들이 있는 학교 생활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학생이 되었다는 이유로 이전과 다르게 반응하는 가족들의 낯선 행동 변화, 예를 들면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해,

    학생은 좀 의젓해야 해,

    학생은 동생에게 양보를 해야 해 등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일순간에 밀려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대적 박탈감에 불만이나 섭섭함이 집중적으로 표출되어 미운 7살이라고 한 것 같다. (객관적 근거 없는 100% 소설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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