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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사람 Apr 17. 2023

[방황일기] 어영부영 백수 일기

지금까의 나의 행적 : 귀국 후 방황 중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었다. 두 달 동안 인스타용 사진과 약간의 경험치는 얻었지만 커리어와 통장잔고에는 마이너스만 남는 경험들이 있었다. 


1. 여행

 대만과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거의 바로 간 여행이었고 두 여행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다. 당시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다시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미국과 동남아에서의 짧은 거주경험으로 아예 이민으로는 모르겠지만 몇 년 정도는 어느 나라든 살아볼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전부터 그랬듯 위험국가나 크게 특이점이 있는 나라만 아니면 어디서든 살아보고 싶은 것이 변하지 않는 마음이다. 그리하여 한 달 전의 나는 외항사 승무원이라는 이전과 매우 다른 시도를 하게 되었다. 


2. 외항사 시도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부랴부랴 사진을 찍고 CV(Resume)를 만들고 면접 복장을 샀다. 사실 승무원에 대한 큰 꿈과 비전이 있던 건 아니었다. 경험주의자인 나는 뭐든지 직접 해봐야 대답을 내릴 수 있는 편이다. 해봐야 안다. 승무원 카페에 가입하여 스터디도 해보았고 다행히 현직 외항사 승무원 친구들이 있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타 도시로 면접을 보러 갔고 첫 면접이라고 내 인생에 절대 없을 거라 생각했던 헤어, 메이크업, 네일 아트까지 받았다. 그리고 난 1차 면접에서 탈락했다. 어이가 없었다. 영어가 문제였을까 내 대답이 문제였을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크게 기대를 안 하고 갔지만 속상한 것보다 허무함이 더 컸다. 떨어진 것보다 어차피 떨어질 거 왜 이렇게 옷, 메이크업, 헤어, 네일 같은 것에 돈과 시간을 썼을까 하는 현타도 왔다. 그렇게 참여와 경험에 의미를 두고 카드값을 벌러 알바를 더 열심히 지원했다. 


3. 어학시험 & 알바

토익 시험 신청을 했었다. 오픽은 귀국하자마자 취득했고 토익은 그냥 내 현재 상태가 궁금했다. 근데 면접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썼다는 핑계와 함께 공부도 안 하고 보는 시험에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렇게 몸을 베베 꼬던 중 친구의 친구의 소개로 단기 주말알바를 소개받았다. 토익 환불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고 바로 오케이 했다. 단기 알바라 이틀만 하는 거였다. 오랜만에 사원증같이 출입증 목걸이를 걸고 일을 하니 기분이 남달랐다. 지난 몇 년간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현장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일을 하니 기분이 새로웠다. 그것도 잠시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더니 졸렸다. 역시 인간은 간사하다. 다행히 꿀알바였고 일하시는 분들도 다 좋으셔서 다음에 알바를 하게 된다면 이런 알바를 또 하고 싶었다. 


이렇게 나는 이런저런 시도를 하며 방황을 하고 있다. 뭐 하나를 공략해서 열심히 하는 게 낫냐는 말도 들었다. 그 말도 동의한다. 나도 어떤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고 불안하지만 일단 계속 시도는 해보려 한다. 이러한 삶이 길어질 수는 없고 아 컴퓨터 바이러스 먹었다. 짜증. 아무튼 불안하고 초조한 나날들 속에서 계속 뭐라도 하면서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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