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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애 Nov 21. 2022

'반드시 해내겠다'의 함정

당위적 사고의 위험성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자기계발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 사회에서, 각자의 목표는 이런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나는 꼭 부자가 될 거야!", "나는 건물주가 되고 말 거야!", "나는 반드시 연봉 1억을 찍고 말겠어!" 큰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숨어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자기계발에 뛰어든 사람의 수만큼 많지 않은 듯합니다.



상담심리학의 다양한 이론 중 '인지행동치료(CBT)'에서는, 상담을 진행할 때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내담자)의 신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신념이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기에 적절하고, 지금 자신의 상황에 합리적으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거죠. 만약 신념에 다소 왜곡된 관점이 드러난다면, 이를 '비합리적인 신념'이라 부르며 이 신념 안에 들어있는 '인지 왜곡'을 수정하는 걸 우선 목표로 둡니다.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인한 인지 왜곡 중 대표적으로 '당위적 사고'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바로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럼 왜 이 생각을 왜곡되었다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는 걸까요? 그 답은 우리 인간의 통제 능력과 관련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삶을 얼마나 통제하고 계시나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차는 당연히 있겠지만, 심리학에선 꽤 단호하게 선을 긋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라고요. 하지만 이 말을 보자마자 여러분도 생각하셨을 거예요. 경우에 따라선 '나'를 통제하는 게 가장 어렵다는걸요. 통제한다는 건 조건을 조절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적용해 보자면 일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진행되고, 마무리되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지, 이게 '일을 통제하고 있는가'에 해당하는 의미입니다.



시작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작을 하는 건 우리 자신이니까요.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이라면 파트너는 내가 통제할 수가 없어요. 갈등이 생깁니다. 혼자 일하더라도 주변 상황이나 환경, 돌발적인 사고 등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건 차고 넘칩니다. 당연히 결과도 그렇겠죠. 그 결과로 인한 성과는 더욱 우리 손 밖에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웬만해선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해내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일이 중요해질수록, 좀 더 커질수록 이루어질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집니다. 우리 자신의 노력 외에도 중요한 요소가 많아지기 때문이죠.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그러고 싶다고 바라는 대상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단, 이루어졌을 때 말이죠. 이루어지지 않는 순간, 우리의 행복을 가두는 감옥이 됩니다. 우리의 자유를 박탈하는 족쇄가 됩니다.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불행의 씨앗이라고까지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왜곡되지 않은, 합리적인 생각은 '~했으면 좋겠다'입니다. 여기에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아니면 말고~'입니다. 몇몇 유명한 사람들부터 수많은 책들, 동기부여 영상에선 말합니다. 간절하게 바래야 한다고요. 당연히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을 비참하게 여기고 언젠가 목표가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행복을 미루는 방식으로는 오래 달릴 수 없습니다. 마라톤에 참가하려면 일단 건강해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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