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철없는 철학자 Sep 28. 2023

옥토버페스트, 그 한복판에 서다

네덜란드 교환학생 수요 끄적끄적 

안녕하세요? 네덜란드 틸버그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이용준입니다!


이번 세 번째 글은 네덜란드 안에서 있었던 일상적인 이야기는 잠시 제쳐두고, 이번에 다녀온 독일 뮌헨에서의 옥토베페스트 관련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1. 그래서 옥토버 페스트가 뭔데?

우선 옥토버페스트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브라질 삼바 축제, 삿포로 눈 축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는 옥토버 페스트는 매년 독일 뮌헨이라는 도시에서 개최된다. 축제하는 장소 안에는 빅텐트라고 불리는 대형 맥주 플레이스가 13곳, 스몰 텐트라 불리는 작은 맥주 플레이스가 21곳 정도 있어서 관광객들이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저도 사실 인기 있는 맥주 회사의 텐트들은 오픈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만석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맥주 텐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맥주 텐트 주변에는 우리가 흔히 놀이동산을 떠올리면 있을 법한 어트랙션들이 즐비하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임시로 만들어 내는 소형 바이킹 정도가 아니라,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뺨칠만한 갖은 놀이기구들이 30종류 이상 있기 때문에, 맥주를 잘 마시지 못하더라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충분하다 

유의할 점은, 사람들이 흔히 '옥토버'라는 이름 때문에 10월에 열리는 축제로 착각을 하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름만 옥토버 페스트일 뿐, 축제 일정 대부분은 9월에 진행돼서 10월 극 초반이면 축제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에 갔을 때도 꽤 쌀쌀했어서 아마도 날씨 때문에 그렇게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혹시라도 언제가 옥토버 페스트를 오고 싶다면, 9월 중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거다. 


2. 옥토버 페스트에 다녀오다

뮌헨 중앙역 근처에서 팻말을 따라가다 보면, 혹은 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나도 모르게 옥토버 페스트 현장 근처에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어릴 적, 롯데월드에 갔을 때 아틀란티스를 줄 서지 않고 타겠다는 일념 하에 새벽같이 잠실역에 도착해서 오픈런을 하곤 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대관람차와 팽이그네가 보이는 놀이공원 앞에서 오픈런을 시도했다. 원래는 계획에 없었으나, 우리가 가려는 호프브로이텐트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하물며 현지인들도 뛰어가는데, 우리도 뛰어가지 않고 배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구석진 자리를 겨우 잡았고, 돌아다니는 직원들로부터 1L 맥주와 얼굴 크기만 한 프레첼을 건네받았다. 


'캬 이맛이지~!!' 



나와 친구들 사이에서 동시에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예약을 못한 우리는 이곳 축제에 오는 내내 우리가 원하는 곳에 들어갈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아침을 서두르는 노력 끝에 이뤄냈는데, 그 보상을 제대로 받는 듯했다. 적당히 부드럽고 고소한 맥주는 우리나라의 라거와는 다른 느낌으로 우리들을 매료시켰다. 아침 10시부터 마시는 맥주라니,, 담백하고도 짭짤한 프레첼과 함께 마시는 맥주는 우리를 산뜻한 느낌으로 취하게 만들어 주었다. 


오후에는 어트랙션이 있는 곳들을 구경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놀이기구 종류가 족히 20가지는 넘어 보였고, 단순히 보여주기용이 아니라 롯데월드의 '아틀란티스'나 '자이로스윙'에 버금가는 초대형 어트랙션들도 즐비했다. 술을 마시고 힘들어했던 친구 한 명을 보살펴야 했던 숙명이 있었기에, 조금은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그래도 올림픽 마크 모양을 한 롤러코스터를 타며 우리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나오는 길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정말 그야말로 맥주 반 사람 반이라는 표현이 딱일 것 같았다. 그럴 만도 하다. 맥주는 맛있고, 날씨는 좋았으며 즐길 것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곳에 살면서 한 번쯤 와보고 싶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즐거웠던 하루가 이렇게 또 마무리되고, 뮌헨에서의 해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3. 에필로그 

어른들만이 즐길 수 있는 환상의 나라가 이 세상에 하나 있다면, 그곳은 바로 이곳, '옥토버 페스트' 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고민을 나눌 친구가 있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