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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J Dec 16. 2022

얼마나 더 벌어야 넉넉해지나

확연히 차이나는 최저임금과, 비슷한 듯 다른 물가 차이


호주는 많이들 알고 있듯 최저임금이 높은 나라다.

호주달러 출처구글

요즘 호주에서 새로 일할 곳을 찾고 있어서 구인구직 사이트를 많이 보는데,

한인 업체들도 보통 호주달러로 (시간당) 26~29불 사이에 주말은 호주 법대로 1.5배~2배를 준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 워홀들이 한인 가게에서 15~17불씩 캐시로 받으면서 (캐시 잡은 불법이다.) 일하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대우가 좋아졌다고 생각이 든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사람이 귀해져서인가? 추측만 할 뿐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캐주얼 기준으로 최저시급으로 주 40시간을 한다고 하면 1070불 정도이다.  4주면 4280불. 현제 환율 기준으로 3,808,000원 정도이다.


한국도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 2023년부터는 주 40시간 근무 시 월 2,010,580이 될 것이라고 한다.

최저임금으로만 따지자면 똑같이 한 달을 주 40시간씩 일했을 때 호주와 한국의 임금 차이는 대략 180만 원 정도이다.

출처 구글

3년 넘게 호주에만 있었던 나의 기억 속에 한국은 돼지국밥 한 그릇에 싼 곳은 6000원 비싸도 7,000원에 먹을 수 있는, 동네 짜장면집에선 보통 한 그릇 4500원 곱빼기 5500원 정도 하는, 10,000원 넘는 식사를 한다고 하면 일식 돈가스 집이나, 백화점 푸드코트, 파스타 혹은 식당에서 비싼 메뉴를 시키는 경우만 생각했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면, 식당에서 자체 직원들이 배달을 오는 배달비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호주에서 한인식당에 갈 때마다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막상 3년여 만에 간 한국의 물가는 내 기억과 많이 달랐다. 친구랑 둘이 괜찮은 식당에서 밥 한 끼 하자고 하면 둘이 합쳐 3만 원대로 해결이 가능하던 시절만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즐거운 식사를 하고 난 후 5만 원 넘게 나온 계산서를 보고 놀라는 나에게 친구가 말해줬다. "요즘 한국 물가.. 미쳤어.."라고.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맛있었던 한국 식당들


호주의 한인식당과 한국에서 먹는 밥값을 생각하면 여전히 한국이 더 저렴하다.

하지만 최저임금 기준 버는 돈이 호주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경제생활하는 것도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호주 시골에서 생활을 할 때, 우리 커플은 일주일에 식비로 150불을 썼다. (지금 환율로 약 13만 원 정도)

점심 도시락과, 저녁식사, 일하다 먹을 간식, 가끔 저녁에 야식까지 꼭꼭 챙겨 먹으면서도 150불을 넘게 쓸 때는 잘 없었는데 (물론 식당에서 외식은 하지 않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맥도널드, KFC를 갈 수는 있었다.) 한국에서 마트를 둘러보니 우리가 호주에서만큼 잘 챙겨 먹으면서 13만 원으로 일주일 식비가 해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일주일 식비 $150으로 해먹은 음식들 제육볶음, 수제버거, 삼겹살

반면에 옷은 한국이 더 저렴했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 퀄리티 모두 한국이 압도적으로 나아서, 정신 못 차리고 3년간 밀린 쇼핑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1편 속도 차이에서 언급하였듯 빠른 택배 배송 속도에 매번 놀라곤 했다. 남자 친구와 우스갯소리로 '호주에서는 진짜 쇼핑하는 거 아니구나'라는 말을 매일 같이했다.(그러곤 다시 호주로 돌아와서 여름옷 쇼핑을 했다. 계절이 반대라 한국에서는 겨울옷만 샀다는 핑계로..)

호주, 한국 어디서든 쇼핑은 즐겁다. 이미지 출처-구글

또 다른 재미있는 물가 차이는, 카페이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 카페가 호주보다 비싸다.

카페 조각 케이크 가격도 한국이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한국 케이크가 훨씬 맛있다.)

그렇지만, 한국에 있는 더 벤티, 컴포즈 커피, 백 다방 같은 1500~2500원 사이에 큰 사이즈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들이 있기에 한국 카페는 마냥 비싸다고 하기는 어렵겠다.

한국 카페에는 맛있는 빵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호주빵보다 한국빵이 훨씬 맛있다.


한국이나 호주나 잘 버는 것보다는 잘 소비하는 것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버는 것에 비해 물가만 너무 올라버리면, 잘 소비하려야 할 수가 없는데 지금 한국 물가가 딱 그런 시기가 아닐까 싶다.

이번 글에서는 외노자들에게 파이팅이 아닌 한국에 있는 가족들 포함 직장인들에게 힘내길 바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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