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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J Jan 19. 2023

쉐어하우스 현실

예민한 하우스메이트와 사는 법


태어나서부터 쭉 같이 살아온 가족끼리도 부딪히기마련이고, 서로 사랑하고 함께하기를 원해서 결혼 혹은 동거를 하는 커플도 각자 다른 생활방식으로 갈등을 겪는다. 하물며,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재각각인 사람들이 랜덤으로 모인 쉐어하우스는 그야말로 지뢰 찾기 같다. 좋은 하우스메이트를 찾으면 그나마 편하게 지낼 수 있겠지만, 까탈스럽거나 나와 너무 안 맞는 쉐어메이트를 만난다면, BOOM! 지뢰폭탄이 터지듯 언제 어떻게 싸움이 터져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출처:구글

이제껏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Bedigo에서 호주집주인이 티비소리를 집 전방 50m 거리에서도 들릴만큼 크게 틀어서, 귀마개 고막에 닿을 만큼 꾹꾹 쑤셔 넣고 자야 할 때도 있었고,

Brisbane에서 같이 살았던 한국인 커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쌍욕을 하며 치고 박기 직전까지 싸우기도 했고

또 어떤 아주머니가 10세 남짓한 딸에게 언어폭력에 가까운 구박을 하는 안타깝고 화나는 모습도 봐야 했지만,


문자 그대로 여기는 불특정 다수가 함께 지내는 ‘쉐어 하우스’라는 공간이기에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것이겠거니 하며 불편한 상황에 적응하고, 타협하며 내 삶을 살았다.

출처:구글

무례하고, 몰상식한 쉐어메이트들은 무시하거나,

내 나름대로 피할수 있는 방법을 몰색하면 일정 부분 해결 되지만, ‘예민한 ‘ 쉐어메이트 들은 답이 없다.


그들은 애초에 ‘쉐어하우스’에 살아서는 안 되는 인간유형이라 생각한다.


조금의 소음이나 불편도 참지 못하면서도 집 전체를 렌트해서 혼자 살 정도의 능력은 갖추지 못하였기에 쉐어하우스에 들어와서 같이 지내는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내가 만난 최악의 예민보스는, 30대 중반의 대만 여성이었는데, 바로 나의 앞방에 지내는 그녀의 불만은

‘방문 닫는 소리’이다.

창문닫는 심슨 출처:구글

호주에서 쉐어하우스에 사는 외노자들 대부분이 그러하겠지만, 일하고 와서 밥 먹고 씻고 나면 피곤해서, 특히 여름에는 더워서 에어컨을 틀어놓은 시원한 방에서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사람마다 느끼는 시끄러움이 다르겠지만 8년간 여러 곳의 쉐어하우스에서 다양한 쉐어메이트 들을 만나며, 단 한 번도 ’ 방문 닫는 소리‘에 대한 지적을 받은 적이 없으며, 그녀에게 방문을 조심히 닫아달라는 첫 메시지를 받고 난 후로는 더욱더 조심해 주었다.

여기서 더 조용히 해 달라고 한다면.... 글쎄...

아예 방문을 뜯어내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다.

하루가 머다 하고 ‘방문을 조용히 닫아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예민한 그녀.

아이러니한 것은 나의 아침기상은 매일 그녀의 시끄러운 출근준비 소리라는 것이다.


성인이 되고 난 후에 가족들 보다 호주 이곳저곳에서  여러 국적의 다양한 쉐어메이트들과 더 오랜 기간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예민한’ 쉐어메이트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려운 존재다.

예민하게 굴지말고 나가줬으면 참 좋겠지만 그런일은 잘 없다.

사실 답은 딱 두 개, 네가 나가던지 내가 나가는 것.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얽히고설켜 집을 옮기는 것도 보통 복잡한 일이 아니기에 나처럼 오늘도 열받지만 참고 지낼 여러 쉐어메이트들에게 힘내시라는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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