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트위스트: 해외취업이야기
작은 것을 크게 받아들이는 자에게 큰 것이 찾아든다. -M.A. 카시오도루
중국 여행에서 돌아온 후, 두 번째 학기는 눈 깜박할 사이에 훌쩍 지나갔다. 장춘에 막 도착했던 그때의 내 모습 대비 중국어 실력은 일취월장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2011년 8월 첫 해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대뜸 휴학계를 냈다. 중국어 공부를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내겐 중도포기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교수님을 통해 공자아카데미 장학생으로서 두 번째 어학연수를 신청했다. 그때의 결정은 내 인생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꿨다.
이전에 유튜브에서 이런 구절을 들어본 적 있다.
“나를 모르는 곳에 가야 진정한 내가 될 수 있다. 내가 친구나 가족과 함께 있다면 그 사람들이 아는 범주 내의 나처럼 행동하게 된다. 그래서 나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떠나야 진짜의 나의 모습을 조우할 수 있다”
장춘에서의 두 번째 해를 보내게 된 내 모습의 요약이다.
한국에서의 나는 유교걸이었다. 조부모님의 밑에서 자란 나는 예의범절에 대한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대학생이 된 후로도 집에서 설정한 통금 시간을 없애기 위해 성적으로 부모님과 협상을 해야 했다.
이와 반대로 장춘엔 그 어떠한 제재도 없었다. 내가 선택하는 것이 곳 내 삶이 되는 ‘주체성’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장춘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자유와 독립을 선사했다. 나는 스스로의 결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해 나갔다. 동기들이 떠나고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나의 세계관도 넓어졌다.
장춘에서의 두 번째 해는 단순 어학연수가 아닌,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한국에서의 엄격한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이 기간을 통해 내 안에 단단한 자아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내 삶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