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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Soul Searcher Jun 03. 2024

꿈을 좇아 상해로 떠났다

상하이트위스트: 해외취업이야기

인생의 결과에 있어서 사이드라인에 서서 기다리면 운명을 이길 수 없다. 만약 당신이 경기를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길 수 없다. -Judith Mcnaught


2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학교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3학년 2학기로 복학했던 터라 그동안 채우지 못했던 학점을 빠르게 이수해야 했고, 밀려드는 과제와 시험 그리고 피하지 못할 취업 스트레스 등 내 의지로는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마치 사회가 짜준 트랙을 따라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것이 정해진 궤도에 맞춰 돌아가는 것 같았고, 나는 그저 그 틀 안에서 움직이는 기계 같았다. 그저 빠르게 졸업 후, 해외로 다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내 안을 파고들었다. 중국에서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이 그리웠고, 다시 한번 그곳에서 나만의 길을 찾고 싶었다.

3학년이 끝날쯤 다행히 학교에서 마지막 4학년 1학기를 대상으로 취업 연계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주었는데, 나는 부모님과의 상의도 없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합격 통지를 받았다. 다시 상해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다시 돌아온 상해

답답한 한국 생활을 떠나 꿈을 좇아 상하이로 떠났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해외취업연계형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취업’을 위한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상해는 정말 화려했다. 2017년 처음 상해를 방문했을 때와 달리 상해의 루자주이에는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있었다. 중국 제1의 경제 수도답게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중국인들, 상해 주재 회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그리고 관광객들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기회가 많은 만큼 실패도 허다했다. 꿈을 찾아 떠난 상해에서의 첫 1년이 그랬다. 인턴으로 입사를 하기 위해 이력서를 넣었지만 어디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아직 대학 졸업장도, 경력도 없던 내가 한국을 떠나 낯선 중국 땅에서 취업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인생은 내가 포기할 때쯤이면 손을 건넸다. 그리고 첫 인턴생활의 여정에 올랐다.



상해에서의 인턴십은 이전과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취업연계형 교환학생’은 오전엔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엔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취업은 온전히 스스로의 몫이었다.

운이 좋게도 같은 반 학우 중에 대기업 고문이 계셨다. 한국 대기업의 임원진으로 근무 후, 은퇴하신 아저씨는 내게 일자리를 소개해주셨다. 덕분에 인생의 첫 커리어를 중국 주재의 국내 대기업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이 인턴십 경험은 나의 커리어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이 되었다.

사회생활이 매우 서툴렀던 나는 회사생활이 쉽지 않았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문화, 그리고 지인의 소개로 들어와서 잘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나를 억눌렀다. 게다가 함께 근무하던 인턴 동료는 나보다 더 우수한 학벌에 영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셨다. 우리 부서에서 촉망받는 인재라 칭찬받으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계신 분이었다.

그에 반해 나는 Office 툴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실력 부족 낙하산이었다. 말 그대로 실수 투성이었다. 문서 작업이라곤 대학 때 만들었던 ppt가 다였던 난, 뭘 질문해야 할지도 모른 채 눈치만 보다가 퇴근했다. 당시 숫기가 없었던 나는 인사를 하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졌다. 나의 부족함을 매일 같이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없이 부족한 내 모습이 너무 미워 매일같이 출퇴근 길에 울었다.


결국 이 인턴십을 통해 난 인생의 큰 좌절을 맛봤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뛰어든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끝내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험은 내게 아주 큰 교훈을 주었다. 실패를 통해 나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깨닫고, 그것을 보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 실력에 비해 과분했던 3개월의 짧고 굵었던 인턴 생활을 통해서 나는 내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많았다. 내 진짜 강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상해 구직 시장에서 내가 제안할 수 있는 차별화는 무엇일까? 아직 도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해외 취업의 꿈을 포기하기엔 스스로를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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