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서니 Jun 14. 2021

결혼을 글로 배웠습니다.

결혼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내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두 부부가 있다. 한 부부는 70년 이상을 함께해 온 외조부모님 부부이시고, 한 부부는 30년 이상을 함께해 온 부모님 부부이시다. 외조부모님은 서로 얼굴을 본 적 없이 부부가 되었고, 부모님은 대학교 캠퍼스 커플이셨다. 부모님은 동종의 일을 하셨는데, 항상 일찍 일어나 누워서 일에 대해서, 동료에 대해서 상의하고 대화하는 소리를 듣고 자라서 나도 부모님처럼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자랐다. 긴 세월을 함께하며 많은 풍파가 있었겠지만, 두 부부는 배우자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하신다. 


 내게는 몇 해 전 두 번째 결혼을 마무리한 친구도 있고, 전화를 걸어올 때마다 ‘남편과 못살겠다. 죽고 싶다’라고 우는 친구도 있고, 결혼의 힘듦을 토로하며 ‘너만은 결혼 지옥에 오지 마라’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친구도 있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가는 시대에 나는 좀 더 쉬운 길을 가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더 들어 50대에 가정이 없는 사람과 가정이 있는 사람의 행복감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결혼학개론>이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기 시작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유지되기를 원하는 저자는 <결혼학 개론>에서 결혼에 대해 알게 된 6가지 주제에 대해 본인의 이야기를 예시로 자세하게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첫 번째는 익숙함의 문제이다. 누구나 소울 메이트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지만 내가 소울 메이트가 되는 것, 그리고 상대도 나의 소울 메이트가 되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많은 부분을 상대에게 내어주고, ‘당신과 함께하면 이 여행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일이 결혼이다. 결혼이란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닌, 어느 누군가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인정한 뒤 더 완벽한 관계를 위해 대화하고, 사랑하고 그 사람의 기이한 점 마저 감사하는 법을 익혀나가는 것이다. 익숙함의 문제는 나에게 맞는 짝을 선택함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콩깍지가 벗겨졌을 때, 나와 남은 인생을 함께할 사람이 이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가 어떤 행복을 선택할지에 달린 것이다. 익숙함의 문제는 익숙함 속에서 상대를 무시하는 감정이 자란다는 것이다. 익숙함에 상대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지 말고 상대방의 잘한 행동을 찾아 감사함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좋은 일에는 진심으로 축하를 하고, 상대방에서 부탁을 함으로써 존중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싸움은 나와 나의 배우자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방식이다. 나와 배우자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다. 부부싸움은 피하거나 견뎌야 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넘어서야 할 중요 특징이다. 그 특징을 잘 이해하고 다루게 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라는 사람에 관해 훨씬 더 많이, 더 잘 알게 된다. 싸움에서 피해야 하는 4가지는 경멸, 비난, 방어적 태도, 비협조적 태도이다. 이 태도들은 부부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싸움 후에 사과하는 방법, 용서를 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세 번째는 영원한 숙제인 돈이다. 돈 문제는 다툼이 격해질 요소가 크다. 피할 수 없고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고, 예기치 않게 발생해서 모두의 스트레스 지수를 쉽게 높일 수 있고, 돈과 관련된 싸움은 미뤄두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돈 문제에 관한 이야기는 최적의 상황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두려움’이 촉발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에 관련하여서는 부부가 투명하게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부부의 수입과 지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식, 부부가 계좌를 따로 관리하고 지출도 나눠 관리하는 방식, 급여의 상당 부분을 공동 계좌로 보내 가계비로 쓰고, 일정 비율은 개인 계좌에 넣어 자기가 쓰고 싶은 곳에 알아서 쓰는 방식 중 부부의 합의로 방법을 정하면 된다. 빚에 관해서도 빚이 있다는 사실을 배우자에게 털어놓고 부부가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행동을 하여야 한다. 




 네 번째는 가족이라는 이름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부생활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 둘 만의 삶에서 아이가 생김으로 하여 행복하지만, 힘들고 지치는 일들이 약 15년 정도 계속 일어난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임에도 배우자를 항상, 더 사랑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자랄 때 훨씬 행복해하고 안정감을 느끼고 ‘빈 둥지 이혼’, ‘황혼 이혼’등을 막을 수 있다. 부부가 함께 있게 된 이유가 아이 때문이 아니라 두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두어야 한다. 두 사람이 사랑했던 모습을 잃은 것 같지만, 조금만 더 견디면 함께할 수 있는 멋진 모험이다. 핵가족이지만 대가족처럼 살기 위해 아이들과 조부모님, 친척들 과의 관계도 열어 줄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성에 관한 내용이다. 횟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부부가 나눈 행위로 상대방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면 이것은 부부의 특권이 맞다. 여자의 행복감을 상승시키기 위해 평소에도 포옹을 많이 하고, 터치를 많이 하여 테스토스테론을 더 많이 분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말할 수 있도록 하고, 결혼의 만족도와 부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서로의 판타지를 이야기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돈도 들지 않고, 조건 없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누군가를 압박하거나 공기를 오염시키거나 살찔 염려 없이 한 시간 안에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이면서도 온몸이 전율하는 놀라운 경험이 될 수 있는 단 두 사람만의 행복한 시간은 결혼한 부부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다. 




 여섯 번째는 현명하게 도움받기에 대한 내용이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상담사를 찾아 상담 치료를 받아보거나 젊은 부부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부부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둘 사이에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도,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해결해나가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방의 외도에도 상담을 받고 해결하려고 하는 부부들의 예시도 있다. 외도는 배신감과 분노뿐 아니라 상대방의 자신감을 단 한 번에 달아나게 하고 외도를 한 배우자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돌아오기 전까지 2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외도는 배우자와 자녀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 외도의 상황이 생긴다면 잃을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한다. 결혼이란 내게 가장 멋진 사람과 남은 인생을 함께한다는 높은 기대감으로 출발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실망할 일도 많아지지만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서서히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한다. 헤어지지 않고 산 많은 부부가 자신들이 더 행복해진 이유는 그 사이 문제가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그 기간을 그냥 끈기 있게 버터서였다.




 처음 결혼을 글로 배울 때는 ‘과연 내가 이 책을 마칠 때쯤 결혼이 하고 싶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결혼의 민낯을 이야기하고 있어 충격의 연속이었지만 배움이 계속될수록 결혼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켜갈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행복한 결혼을 유지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더 부유하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결혼에 대한 6 주제에 대해 나 스스로를 관조해 보면 나는 단조롭고 익숙한 오래된 관계에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이고, 싸움에는 소질이 없어, 잘 싸우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하고, 사치를 하지 않고 빚이 없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었고, 35년 이상의 교육 전문가들이 본인들의 손자, 손녀를 봐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고, 성에 대해서는 공부해야 할 것이 많고, 무슨 일이 있어도 외도로 내 배우자에게 상처 주지 않을 것이다. 정서적 친밀감을 준다는 나의 강점을 살려 건강하고, 부유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할 나의 배우자를 만나기를 바라본다.                                               


( 2021.5.2 )


참고도서 : <결혼학 개론> , 벨린다 루스콤

사진 출처 https://levaire.com/wp-content/uploads/2019/08/three-legged-race-696x465.jpg




















작가의 이전글 나는 행복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