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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일승 Oct 18. 2021

우리도 국가대표였다

2001 윌리엄 존스 컵대회

"추 감독 이 자리는 내게 맡겨요.  애들 오늘 내가 싹 보내 버릴게"

"단장님 그래도 이건 위험하세요"

" 아 이 사람 나를 몰라? 이놈들 혼 좀 내줄 테니..ㅎㅎ 걱정 말고"

 

2001년 윌리엄 존스배를 참가한 우리는 어젯밤 아쉬운 패배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오늘은 대만 농구협회에서 우리 선수단의 임원들에게 저녁 회식을 제안했다.

경기 모두 마치고 가벼운 회식 제안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통상적일 수도 있지만 어제 심판 판정은 도가 지나쳤다. 홈 어드벤티지가 강했다

그래서 미안함이었나?

우리 임원은 김홍배 농구협회 부회장을 비롯 협회 관계자와 체육부대의 참모장

한국 선수단 단장으로 와 있었다. 뜻 하지 않은 호성적에 나름 대표팀 분위기는 웃음이 넘치고 있었다.

다음 날은 관광 일정이 잡혔고 그다음 날은 출국이었다.

 

윌리엄  존스배는  우리 농구협회로서는  해마다 참가하는 중요한 국제 농구대회로 대만 농구의 발전에 이바지한 월리엄 존스 박사를

기리기 위해 국제초청대회를 전 세계 나라를 대상으로 8월이면 개최하고 있다.

왕복  항공료와 체재비 일체를  제공하는 초청대회이기에 참가하는 팀의 농구 실력도

대만농구협회가 인정해야 했다

대만은 대표팀을 초청 제안을 했지만

 마침 대표팀이 다른 국제대회 관계로 대체 대표팀을 구성해야 했다. 우리나라는 이 대회의 단골 초청국이고 두 나라는 끈끈한 농구 교류가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김영기 방 열 두 분은 필립핀의 신동파처럼 대만에서 인기는 놀라웠고 대만 농구협회는 두 분에게는 각별히 예우를 해줬다.

 거기다 이충희 선배는 이곳서 감독 겸 선수를 해서 한국 농구는 너무 잘 아는 대만이었다.


아무튼 대체 선발을 농구협회서 고민을 하던 차에 상무 감독을 맡고 있던 나는 상무팀 파견을 강력히 요청했고 대학 농구연맹에 반대로 서로 반반씩 구성에 합의를 했지만 상무의 6명을 가지고도 당시 대학 연맹 모창배 전무는 간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표명일은 상무의 주전급 가드였지만 지명도가 낮다고  반대가 심했다. 나는 끝까지 몰아붙여 명일이를 포함시켰다.

상무에서는 손규완 김택훈 표명일 윤영필 황성인 현주엽

대학에서 진경석 이한권(성대) 박유진(한양대) 김경록(고대) 문혁주(건국대) 전병석(연대)

이렇게 구성이 되었다.


2001 존스배 상무 소속 선수들 윤영필 김택훈 표명일 나 참모장 황성인 손규완 현주엽(왼쪽부터)

 

우리가 참가하기 전 해 대표팀이 준우승을 하였고 김승현이 현지서 놀라운 플레이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농구협회는 내심 우리의 전력에 기대를 안 했고 파견의 임원들도 그리 내키지 않은 눈치였다

아무튼 우리는 코치로 대학 몫의 건국대 김승환 감독을 선임하고 코칭스태프 인선까지 미 무리하고 상무에서 일주일간 합동 훈련을 하고 대만으로 출국을 하였다.

 

타이베이 공항에 3시간도 안돼서 도착을 했다.

수많은 기자와 사람들이 출국장 앞에 서있었다.

 와 대만 농구 인기가..

역시 국제대회는 이 맛이지.. 하며 우리는 출국장을 벗어나는데 웬일

카메라와 인파들이 우리를 지나치는 게 아닌가

헐..

뒤를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사람 앞에 그 인파가 둘러쌓고 있었다.


하리수였다.

우리는 공허한 마음을 달래며 조직위가 정해준 호텔로 향했다.

 

이 대회는 참가팀이 풀 리그로 경기를 한다. 그리고 1위 팀과 2위 팀이 결승전을 한다.

당시 대만 농구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우리의 오빠부대 같은 흡사 과거 연세대의 인기처럼 스타들이 많았고 기량들도 괜찮았다.

당시 nba하부리그서 뛰는 선수도 있다.

 

8개국이 참가했지만 실제 기량이 좋은 팀은 대만 러시아 필리핀 대한민국 이 네 나라가 우승을 노려 볼 만했다

러시아는 신장이 좋고 1부 리그 소속 팀이었고 필리핀은 미국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거기다 우리는 현주엽이 무릎이 좋지 않아 급 할 때만 쓰려고 데려왔다.

그래도 기본을 해야 농구협회나 체육부대에 체면이 서는 분위기였다.

이제 내일부터 시작이구나 감독을 맡고 처음 태극 마크를 달고 외국 대회에 참가했다

약간의 설렘과 긴장감에 잠을 설쳤지만 아침은 밝았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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