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여러 가지 단어들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열해 본다. 나의 상심한, 설레는, 낙심한, 기대하는 등의 감정을 정확하게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가?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비언어적인 표현이 더 잘 발달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겪고 있는 바로 그 감정 등에 대한 적합한 단어를 사용하여 타인에게 말을 한다거나 글로 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쓰고 말할 때 우리는 자신 그리고 타인과 조금 더 가까워 질 수도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 출신의 마리아 이바시키나라는 작가가 그리고 쓴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이다면’에는 감정과 관련된 총 71개의 단어가 나온다. 영국, 독일, 그리스, 덴마크, 이집트, 인도, 아이슬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네델란드, 노르웨이, 포르투칼, 핀란드, 프랑스, 일본의 언어로 우리의 바로 그 감정을 설명한다.
예를 들자면 그리스어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돌아가는 정든 곳은 ‘초로수’라 한다고 한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단어지만 아마도 그리스인들이나 그리스어를 잘 아는 이들이라면 그렇게 딱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머릿카락을 빗어내리는 일’을 카푸네‘라고 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단어와 해설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마음에는 어떤 단어가 적합할까? 나는 지금 얼린 바나나 다섯큐브에 우유를 넣고 믹서에 갈아서 바나나 슬러시 겸 우유를 마시면서 이 자리에 앉아있다. 우울증 해소에도 좋은 바나나를 한 모금 마시니 개운하면서도 에너지가 생긴다. ’상쾌하다‘라는 단어를 찾아냈다. ’맑고 깨끗한 맛의 음식을 먹고 개운해지는 것‘이 그 의미이다. 대략 비슷한 것도 같다. 책을 읽고 이러한 놀이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우선 나의 마음속을 살펴보고 단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도 같다.
배소이의 키트: 바나나슬러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