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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돌 Jun 14. 2024

보통의 삶

그럼에도 행복한

무슨 일을 하든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태생이 긍정적인 탓인지, 즐겁게 할 수 있을 뿐. 초등학교 시절 나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어린이였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그 기질은 성인이 되어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임하는 자세로 잘 발현되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암기나 무엇을 배워가는 과정에 스스로 기대한 만큼 수행하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했고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뛰어나고 싶었다. 생각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도, 또 번번이 실패할 때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행복하다.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행복하다. 유달리 똑똑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해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는 법을 배웠고, 다양한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경험을 통해 살아가는 '맛'을 찾았다.



모든 삶은 달고 쓰고 짜지만, 모든 입맛이 그렇듯 이미 일어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맛'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빛나던 보석도 그 빛을 서서히 잃어버리듯, 지금은 젊은 혈기에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이지만 언젠가 나는 휴화산이 되고 사화산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금 나는 지금의 삶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모든 삶을 영위해 나가는 것에 있어 수없이 많은 어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음에. 아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에, 애정하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신의 사랑을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음에. 모든 것에 감사한다.



보통이 제일 힘들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보통의 기준은 어디에서 왔는가? 적어도 정도는, 만큼은. 그런 마음이 나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나의 작음을 알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씩 시간을 들여 쌓아 올린 것은 쉽게 무너지지 않음을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배웠다.



하긴 무너지면 또 어떤가? 쌓아 올리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닌 것을.

순간의 행복을 놓치고 살고 싶지 않다. 언젠간 행복하겠지 보다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작은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려받은 것 중 가장 행복한 천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의 삶, 그럼에도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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