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
2022년 어느 날, 교수님을 찾아뵙고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8살 연상의 누나를 좋아하게 됐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 내게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분의 시간과 당신의 시간이 다를 텐데, 놓아주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커지는 마음을 외면할 수 없어 만남을 선택했고, 이제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시간이 다르면 빠르게 감아 당신에게 맞춰보겠다는 다짐은 결심이 되었고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 중 하나를 앞두고 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도 있듯이,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생각해 보면 단순히 타이밍이 잘 맞았다는 것 하나로 만남에 대한 맥락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내 제안으로 약속을 잡았고, 만날 수 없는 상황(시골에서 올라오는 상황에서 차에 결함이 생겨서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새벽 KTX를 예매해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에서 반드시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들고 실천에 옮긴 것.
처음 대화를 하는 순간 앉은자리에서 5시간 동안 이야기 한 것(대화 지분의 70%는 나한테 있었지만.) 등 인생은 알 수 없는 아이러니 투성이다.
어느새 700일이 넘었다. 받은 사랑이 과분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어느새 시간을 의식하지 않는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함께한 시간보다 함께 할 시간이 더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지고는 한다. 주변 많은 사람의 축복과 어른으로서의 대우 등 다양한 입장에 놓여보기도 한다.
취업 준비 혹은 진로를 고민하는 또래보다 5-6년은 더 뒤에 하는 고민을 마주하기도 하고, 여러 어른들의 조언을 통해 마주한 문제를 뛰어넘어보기도 한다. 삶이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이 사람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는 것이 결혼의 시작 아닐까?
타이밍, 모든 것은 타이밍이지만 그 타이밍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내일의 우연 속에서 계획된 타이밍을 통한 감사가 넘쳐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