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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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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과 정의 정 Jul 23. 2021

직딩의 뜨거운 생존담을 담은 드라마, 과연 몇 도씨일까

미치지 않고서야 1~4회 리뷰

취업이 인생의 최종 목표인 것처럼 살았다. 취업하면 모든 게 안정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불안이 엄습한다. 커리어를 고민해야 하고, 쉽게 오르지 않는 연봉을 걱정해야 한다. 사원의 최고 덕목은 성과가 된 세상에 언젠간 닥쳐올 해고에 준비해야 한다. 이게 끝인가 싶으면 희망퇴직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등장한다. 심지어 이 관문도 그나마 일부 기업에 해당한다. 이 드라마는 그런 모든 과정을 거치는, 퇴임을 앞둔 중년 직장인들의 뜨거운 생존담을 담았다.


극 중 주인공 반석이 다니는 한명전자는 희망퇴직을 받는다. 책임질 가정이 있는 중년의 직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희망퇴직을 신청해야 한다. 반석은 다행스럽게도 예외다. 그는 소프트웨어 제어팀으로 가고 싶다고 인사팀 당자영에게 말한다. 당자영은 그의 신상명세서를 확인한다.

진로 상담하는 인사팀 자영과 개발자 반석


그쪽으론 커리어가 없으시네요

반석은 포기하지 않고 인재육성 차원에서 어떻게 안되냐고 묻는다. 자영은 딱 잘라서 거절한다. 희망퇴직받는 와중에 연차가 많은 사원을 데리고 무슨 인재 육성이란 말인가. 경력과 경험 없이 신입이 되기 어려운 채용시장이 문득 떠오른다. 직장에 들어가도 별반 다를 건 없었다.


반석은 협의 끝에 로봇청소기 팀에 들어간다. 그의 오랜 연륜과 직감은 팀장 한세권이 해결하지 못한 로봇청소기의 결함을 해결한다.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해결해주면 고마운 게 맞겄만, 오히려 한세권은 반석을 모함한다. 반석의 추락은 한순간에 일어났다. 경쟁은 입사 후에도 여전하다. 직장은 경쟁으로 시작해서 경쟁으로 끝이 난다.

대립하는 한세권과 최반석


자영은 로봇청소기팀에서 쫓겨난 반석을 인사팀으로 받게 된다. 반석은 인사팀 경험과 경력이 전무하다. 자영이 그토록 싫어하던 커리어가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다. 개발자였던 반석은 당연 인사팀의 업무는 맞지 않다. 인사팀 탈주를 꿈꾸는 반석 역시 ‘안되면 말고' 식이다. 그러나, 거듭 되는 ‘고충 보고서’의 퇴짜로 이리저리 발로 뛰어다니며 인사팀 업무를 해낸다. 게다가, 열심히 일하는 후배가 악덕한 선배에게 휩쓸려 이직을 결정했을 때, 바른 길을 인도하는 선배이자 인사팀의 일원으로서 인재 유출을 막는다. 물론 결정적으로 인재 유출을 막은 건 자영이었지만, 자영의 결정이 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석의 발로 뛰는 인터뷰와 세심한 관찰 덕이었다. 자영은 반석의 도움을 인정한다. 커리어가 안되면 발도 못 붙이게 했던 자영이 개발자였던 반석을 인사팀으로서 인정하는 순간 어떤 짜릿함을 느낀다. 거봐, 쌩신입도 된다 했지?


인재 유출, 희망퇴직, 정리 해고… 이 드라마는 직장인의 리얼한 이야기로 공감을 유도하는 매력이 있다. 4화까지의 ‘미치지 않고서야’는 직장인의, 특히 퇴임을 앞두는 중년 직장인의 생존기를 담아 유쾌하게 풀어낸다. 을인 반석 또한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라, 야비하게 느껴지는 한세권 팀장에게 당하고만 있지 않다. 악조건의 상황 속에서도, 늘 능동적으로 움직이려는 그다. 그런 그의 모습이 인상 깊다. 성과주의의 자영은 능력 있는 사원만 곁에 두고 싶어 했지만, 반석으로 인해 조금 마음을 여는 눈치다. 둘의 동반 성장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더욱 궁금하다.


자신이 희망퇴직 대상자임을 알고 좌절하는 영수


그러나, 딱 거기까지인 것이 문제다. 정작 주인공에게는 몰입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반석이 수난 끝에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너무 확실히 예견된 상황이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았지만 정작 주인공 반석의 애환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주변 인물에게 공감이 된다. 남들보다 성과가 두드러지고 할 말 다하는 성격의 반석은 어쩌면 직장인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괴리감이 있을지도 모른다. 가벼운 분위기의 히어로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게 드라마 트렌드라 그런지, 이 드라마 또한 유쾌하면서도 악역 맞서며 극이 진행되지만, 이것이 양날의 검처럼 존재한다. 주인공을 향한 몰입은 막고 감동은 줄어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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