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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나 Guna Feb 09. 2022

독일어 ㅡ 울며 들어가서 울며 나오다

독일어 배우기(Integrationskurs B1) 1


누군가 그랬던 것 같다.

웃으며 들어갔다 울며 나오는 언어가 독일어라고.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였을까?

자신 있게 얘기하고 싶다. 울며 들어갔다 울며 나오는 언어라고.


독일에 산지 이제 6년 차에 접어들지만, 부끄럽게도 독일어를 못한다.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내가 사는 프랑크푸르트는 외국인 비율이 많은 편이고, 나와 접하는 독일인의 대부분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굳이 독일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다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되는 독일어의 초급을 배우다 포기하고 배우다 포기하였다).


물론, 생활적인 면에서 불편함은 무시하기 힘들다.

첫째, 관공서 관련된 일은 무조건 독일어로 보아야 하는데, 웬만한 독일인도 관공서에서 하는 독일어는 힘들다고 한다.

외국인인 나에게는 하물며, 말해 무엇하겠는가

(사진 출처: unsplash)


둘째, 서비스 신청, 해약 등 우편이며 전화며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독일어로 이루어지는데, 독일어를 못하면 하나하나가 정말 고비이다.

친절하게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걸리면, 고맙다고 과한 립서비스를 날리며, 통화 후에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독일인이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하지만, 독일어를 못하면 그들과 어느 이상으로 가까워지기 힘들고, 위와 같은 생활적인 면에서의 불편이 쌓이고 쌓이다

터지는 날이 분명히 온다. 그리고 슬프게도 대개 무력감과 우울감, 향수병이 함께 찾아온다.


인터그라치온이라는 이민자를 위한 독일어 교육 과정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뜻하지 않게 실업을 맞이하게 되며, 많아진 자유시간을 이용해 독일어를

배우자 싶었고, 사실 가장 큰 이유는 B1 자격증이 영주권을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얼마나 오래 살게 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이미 약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연금을 붓고, 이 나라에 적응해가는 상황에서 영주권을 따두는 것이

나에게 불리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 가서 신청을 안 하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어떤 선택을 하던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선, 인터그라치온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나 알아보기 위해, Bundesamt für Migration und Flüchtlinge라는 곳에 연락을 취하였다.

독일 입국 시기, 거주 기간, 국적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 인터그라치온 수업 신청 자격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한, 수업료에 대해 자비 부담, 국가에서 지원받는 경우에 두 가지가 있으며, 신청서 작성 시 표기하면 된다 하였다.


국가에서 수업료 지원도 받고, 독일어 공부도 하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거라 생각했다.

외국인청에서 어마 무시한 이메일을 받기 전까지는.


그 메일을 받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이 나라에 있을 수 없겠구나. 추방당하는 건가라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한 에피소드는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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