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영 Jun 04. 2024

지나가는 비

오전 8시 화요일

 따뜻하고 쌉쌀하며 고소하고 부드러운 라테 거품과 함께 완벽하게 이름다운 봄날의 여행을 성치 못한 다리로 계획했다.

대합실에서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게이트 숫자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을 목에 넘기고  방금 손 흔들며 떠난 남편을 떠올린다.

외로워 힘든 사람은 이 시간 서울역 대합실의

사람들을 보면 기운이 나려나.

수많은 사람들이 긱자의 삶의 패턴 속으로 들어가며 부산스레 움직이는 모습이 괜히 낯설다


나이가 들어가니 급작스레 무너지는 일상.

나름 조심한다고 했는데

누구나 내게 ~'조심하시고요, '

라고 끝을 맺는다.


살면서 조심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말조심. 행동 조심. 음식 조심. 차 조심. 그리고 사람 조심도 있다

그뿐이랴 어제 뉴스에는 반려견의 공격으로 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사망했다고 한다.

맞다. 반려견도 입에 입마개를 씌우는 습관을 잊으면 안 된다. 조심할 일이다.


좋은  ,그래서 편한 사람들과 선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나누고 기분 좋게 음식을 서로 권하고 나누며

친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준 후

차에 오르는 것으로 만남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은 평안한 하루의 끝이 될 것이다.

인생의 피할 수 없는 것은 즐기라고 했던가?

하지만 숨 막히게  찬란한  날에 자연을 맛보고 걸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  몸과 마음이 힐링됨을 느껴 본 것이 언제인가 싶으니 즐기지 못하는 현실은 피하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오늘 내리는 비는 조금 나를 적실 .

곧 지나갈 것이다.

지금 이 시간

마음속으로 계속 뇌이는 한 가지.

'회복'이다

건강의 회복. 일상의 회복.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안으로 들이고

환한 웃음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이에게 귀함과 나눔을 인식시켜 주고 맘껏 사랑하며

어디든 두 발로 나갈  수 있는 자유를 회복하고 싶다.

그것이면 족하다.

오늘 내리는 비는 여우비이다.


작가의 이전글 5월을 마감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