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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영 Nov 14. 2024

네 잎 클로버를 사다


올림픽 공원의  가을을 만나고 왔다.


3번의 지하철을 탄 후 도착한 곳에서 반가운 분들과 살아온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에게 허락된 남은 날의 보람된 시간을 향한  마음속 이야기를  커피 한잔에 올리고 생후 5개월 된 아기의 미소를 담아 빨리도 찾아오는 헤어짐을 아위워하며 2달 후를 기약했다. 

그리곤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다. 늘 그렇듯이.

헤어진 후 사랑하며 떨어지는, 이미 떨어졌으나 보도 위에서 아직 숨 쉬며 내게 웃어주는 은행잎을 보며 나는 걸었다. 감탄하며.


사람의 길도 무엇이 다를까? 고인이 되신 시어머님을 뵈러 가는 그 걸음엔 아직 살아계신 분이 마음에 있는 것이다. 사라지며 사는 것. 그것도 인생이다. 소마의 가을을 지나며 예술가의 작품으로 남는 인생을 봤다.

막히지 않는 시간의 버스를 내려 집으로 오르다.

평소와는 달리 왠지 북적거린다.

'아 내일이 수능이로구나'

70이 넘은 할머니들은 예전 우리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고 혜어졌는데, 이곳에 

고등학생들이 많이도 있구나. 우리의 학창 시절이 시간 속에 묻힌 줄 알았는데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어 언제나 소환하면 기꺼이 달려왔다. 그것도 인생이다. 추억할 것이 있는 것.


플래카드로 가득 찬 격려의 메시지를 보며 

희망을 본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꿈과 희망과 약속을 믿어야 한다.

쉬운 길이 어디 있더냐? 눈물 없는 인생. 짜지 않고 쓰지 않은 인생은 결코 단맛을 모른다. 그게 인생이다.


세명의 학생이 수줍게 내게 말린 네 잎클로버를 내민다.나는 방금 그들이 외치는 말을 들었다.*

* 행운을 사세요*

직접 만들었냐며 묻는 내게 고운 젊은이가 말 한다."네 아주 좋은 것만 찾아 골라 만들었어요."

5개를 고르는 나를 기쁘고 놀람으로 쳐다보는 6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묻고 싶지만 참고 돌아선다.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알고 있는지?


 청년들아, 살아보니 행운보단 행복이 좋더라.

그것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말이다. 할머니는 오늘 하루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너희는 모르지?

나는 가을이 내린 곳에서 가자미 미역국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아기의 미소를 보고 그리고 벗님들과 함께 있었단다.


부디 행복하거라.   


.                                            행운을 드립니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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