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안 코나
나는 사실 커피 잘 모른다.
그 맛이 그 맛같고, 단지 이 원두는 신맛이 강하고, 저 원두는 쓴맛이 강하다는 걸 구별하는 정도.
그리고 내 입맛엔 신맛보단 쓴맛이 더 좋다.
어려서부터 쓴건 몸에 좋다고 배워와서? 그런지 몰라도.
어쨋든 커알못인 나에게 누군가 단 한가지 원두에 눈을 뜨게 해주었는데
우연히 지인의 집에서 핸드드립으로 맛본 이 커피가 원두의 이름이 궁금하게 만들정도였다.
그게 바로 ‘하와이안 코나’ 원두이고, 세계 3대인가 5대 인가 원두에 꼽히는 원두라고 한다.
난 참 그와중에 입맛도 고급인가 보다.
어쨋든 귀하고 비싼 원두라 구하기가 쉽지는 않더라.
그래서 강원도의 유명 커피숍이자, 국내 제1호 바리스타이신 박이추 커피공장에 핑계를 만들어서 가서 원두를 사오거나 마시기도 하는데
고작 커피한잔, 또 한잔 치고 짜장면 값보다 비싼 이 커피를 마시러 가는 길 자체가 여정이고, 여행이고 드라이브가 되던 것이다.
일상의 고단함과 스트레스를 강원도를 향하는 자연을 보며 위로를 받고, 드디어 도착한 커피숍에서 방금 내려 마시는 커피는 힐링이 되는 것.
누가보면 참 커피 가지고 유세떤다, 사치스럽다 할지도 모르겠지마는 유일하게 나에게는 하와이안 코나가 그런 위로가 되어준다.
그리고 나는 하와이를 가본적도 없다.
그런데 왠지 하와이의 바다향, 자연에 가득담긴 원주민들의 사랑, 따사로운 햇살, 지구에 몇 안남은 원시의 자연이 전해지는 거 같기도하고 그렇게 믿고싶은게 더 크기도 하겠다.
곧 눈이 내리고 옷깃을 더욱 여미고 폭설과 한파에 대비해야할 시절이 다가오고 있다.
회사의 업무도 더욱 바빠질 거고 늘 사표를 던질까 말까 고뇌하느라 맘이 많이 복잡할 것이다.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남과 견주며 또 다시 나의 모습에 실망도 대견도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 주말만은 하와이 감성으로 마무리 하고싶다.
그리고 반전. 나는 사실 지금 이 그림과 글을 믹스커피 마시면서 쓰고 있다.
하와이안 코나 원두를 구하지 못했다… …… ….
또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