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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혜 Jun 26. 2024

01 그런 적 있어?

김밥이란 무엇인가

김밥과 나




나한테 답이 없을 때

능력도 모자라고 수완도 없을 때

이대로 쭉 가도 잘할 것 같진 않을 때

옆 사람도 벅차 보이는데 나 때매 쉬자는 말도 못 꺼낼 때

식탁에 앉아 밥 먹기는커녕 침대에 누워 잠잘 생각조차 못 할 때

씻지도 못하고 뛰어나가면서 나만 이 모양인 것 같을 때

이런 나를 모두가 곧 알아챌 것 같을 때     

나라도 날 위해 뭘 해야지 싶을 때


매점에서

지하철역 입구에서

교문 앞에서

편의점에서

잠깐 멈춰서

김밥 한 줄 쥐고

내가 나에게, 밥 먹자, 한다.     


온갖 게 다 들었네

이렇게 좋은 걸 먹다니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은 마칠 수 있겠지

뭐라도 해봐야지


김밥을 먹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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