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추운 여름 09
나는 가끔 너에게 많은 걸 바라고 싶어
서로 떨어져서 만나지 못해도
같은 하늘 아래 영원히 함께 살면서
내가 힘들 때 네가 나를 구원해 주고
네가 아플 때 내 생각에 힘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지치고 괴로워서 울고 있을 때
네가 내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느껴진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멋대로 기대고 바라서 미안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돼
그냥 조금만 더 바라도 된다면
나를 더디게 잊어줄 수 있을까
기억에서 내가 자꾸 사라져도
함께 했던 시간의 조각
서로를 부비며 느꼈던 잠깐의 부드러움과 따뜻함
아니 아주 작은 그 무언가라도
그게 무어라도 좋으니 조금만 더 기억해 줄래
다음에 우연히 만나게 되면 꼬리 흔들어 주지 않아도 돼
조금은 나를 알고 있는 눈빛, 난 그걸로도 과분해
너를 사랑하고 너에게 감사해
잠시라도 나를 너의 곁에 머무르게 허락하고
너의 시간을 나누어 주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