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아 PORA Sep 03. 2021

짧은 편지

조금은 추운 여름 09

나는 가끔 너에게 많은 걸 바라고 싶어

서로 떨어져서 만나지 못해도

같은 하늘 아래 영원히 함께 살면서

내가 힘들 때 네가 나를 구원해 주고

네가 아플 때 내 생각에 힘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지치고 괴로워서 울고 있을 때

네가 내 생각을 하고 있다고

그렇게 느껴진다면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멋대로 기대고 바라서 미안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돼

그냥 조금만 더 바라도 된다면

나를 더디게 잊어줄 수 있을까

기억에서 내가 자꾸 사라져도

함께 했던 시간의 조각

서로를 부비며 느꼈던 잠깐의 부드러움과 따뜻함

아니 아주 작은 그 무언가라도

그게 무어라도 좋으니 조금만 더 기억해 줄래

다음에 우연히 만나게 되면 꼬리 흔들어 주지 않아도 돼

조금은 나를 알고 있는 눈빛, 난 그걸로도 과분해

너를 사랑하고 너에게 감사해

잠시라도 나를 너의 곁에 머무르게 허락하고

너의 시간을 나누어 주었음에.

매거진의 이전글 HOW DEEP IS YOUR LOV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