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문화적 다양성과 커리어

다양한 케릭터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베스트를 끌어내자

외국계회사에 발을 들여놓은지 14년, 그 중 5년은 한국 비지니스를 서포트한것이 아닌 Asia-Pacific 역할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교류하며 관계를 맺는 일을 해왔다. 내가 선택한 길은 착착 승진을 하며 수직적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방향보다는 수평적으로 지구에 있는 사람들을 좀 더 만나기 위한 방향에 더 가까웠다. 나의 일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세계인들을 만나며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었다. 특히 본격적인 의사결정을 논의하기에 앞서 전 세계 오피스 담당자들로부터 다른 각도의 생각을 취합하는 과정은 긴 시간을 요구하고, 생각을 취합하는데 많은 프로세스와 노력을 요한다. 흔히 PoV (Point of View) 라고 하는데 이미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가정하며 PoV 를 취합하는 과정엔 서로의 생각을 깊이있게 이해하려는 의도와 그것을 통해 함께 배우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수평적커리어에는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매력이 있다

두가지 커리어패스를 두고 내가 수평적 확장적인 커리어를 택한 이유는

첫번째 - 영어를 사용하면 좀더 자유로운 나를 만나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수직적 직급이 중요한 한국 조직에서 이름끝에 붙는 000부장, 000이사/상무/전무는 시작에서부터 줄을 세우고 들어가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수평적인 언어인 영어는 모든 사람들을 똑같은 위치에 두고 자유롭게 생각을 펼칠수 있는 생각 공간을 제공해 준다. 


두번째 - 동등하게 생각을 펼칠수 있는 더 나은 환경이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깨달은 것은 나는 내 생각을 표현할때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각 공간은 내가 무슨말을 해도 괜찮다는 안정감에서부터 출발한다. 모든 사람들 동등하게 대하는 뿌리깊은 문화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세번째 -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폭넓은 인간세상을 만날수 있다. 코로나 전 뉴질랜드 동료의 집에서 지내며 이웃들과 교류했던 기억, 뉴욕을 여행하며 홍콩에서 같이 일했던 보스와 가졌던 커피타임, 또한 한국을 방문하는 동료들을 데리고 했던 서울 시티 투어... 모든 것이 배움의 과정이고 거기에 옳고 그름의 평가가 없다. 



성장이 기대되는 아시아 시장,

나 다움으로 승부하다


지금의 포지션으로 가기 위한 내부 채용절차를 거치면서 공정한 평가를 위한 철저한 프로세스에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이 있다. 내부 채용임에도 불구하고 2번의 공식 인터뷰 그리고 한번의 케이스스터디 지필 평가가 있었다. 

자신이 없었다. 하고싶은 일임에도 불구 말잘하는 서양인들에게 밀릴것 같아서. 나중에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든 생각은 되든 안되든 끝까지 내 식으로 한번 해보자였다. 그동안 없던 스타일로 면접관들에게 강한 인상이나 한번 남겨보자는 마음으로. 케이스 스터디를 준비하면서 많은 리서치, 그동안의 내 논점 정리, 최대한 나를 드러내려고 애썼다. 마지막 면접에서는 최대한 솔직하게 모르면 모른다고 했고, 웃으면서 호기심 섞인 질문도 했다. 

그 과정을 겪고나서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었고,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다. "왜... 저를 뽑았어요? "

내가 만든 케이스스터디가 진정성이 있었다고 했다. 반문하며 물었다. "저는 한국에 있는데요, 한국은 우리 리젼 전체 인구의 5%밖에 되질 않아요". 들은 대답은, 어디에 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중요한건 내가 가진 관점이 우리 조직에 필요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눈녹듯 녹아내리는 말이었다.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관점

다양한 관점을 가지는것은 조직의 발전에 있어 너무도 중요하다. 문제라고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받던 일도 관점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기회로 보여질수 있고, 문제아라고 생각했던 저 성과자도 관점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고성과자 혹은 잠재력있는 리더로 비춰질수 있다. 


다양한 관점을 큐레이팅하는 사람

다양한 관점이 다양한 각도로 대화를 파고들때 진정한 성장을 만들수 있다. 다양한 관점을 큐레이팅하는 것은 권위를 가진 리더들이 가질수 있는 특권이다. 그들의 말한마디 초대에 의해 소수의 목소리들이 반영되고, 대화의 판은 기존과 다른 다른 길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앞으로도 지구상에 있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 모든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다. 


목표는 이미 다양한 케릭터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베스트를 끌어내는것

무조건 다양성을 바라보며 다양성을 확보하는게 목표가 아니라, 개인들은 '이미 다양하기 때문에' 그것을 편견없이 오롯이 그들의 베스트를 끌어내면 우리는 다양해질수 있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비지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개개인의 베스트를 뽑아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인재를 채용하거나 배치하는데 있어 인종, 나이, 출신대학, 성별등은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결정을 지배하고 있다. 그 무의식적인 편견, 자신과 유사한 사람을 뽑으려는 성향을 제거한다면 우리는 좀더 편견에서 자유로워질수 있고, 다양한 세상으로 가는데 가까워질수 있다.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으로 편견없이 오롯이 개개인의 가장 훌륭한 재능, 기술, 감각을 끌어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머지않아 그날이 올것이고, 그것을 디자인하며 좀더 나은 방향으로 끌고가는 원동력이 되고자 한다. 



image source: World Day for Cultural Diversity for Dialogue and Development2020 - 2020 (unesco.org)





작가의 이전글 젠더 다양성의 조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