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권위가 중요하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책을 읽으며 든 생각
안방 책꽂이에서 오래된 책 한 권을 꺼냈다. 초임 발령받고 2-3년쯤 됐을 때 교사 모임 선생님 추천으로 구입해서 읽다가 꽂아두었던 책이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교직 20년 동안 늘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고민할수록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책을 꺼내 들었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내가 잘못한 부분이 뭔지, 뭘 놓치고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 이대로 복직했다가 또 실패할까 두려웠다.
이 책은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 이야기를 통해 교사가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초임 교사 대상으로 썼다. 초임 때 이 책을 제대로 끝까지 읽었다면 달라졌을까, 책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나는 '사랑의 하나님, 은혜의 하나님, 자비의 하나님, 긍휼의 하나님'을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했다. 그래야 좋은 교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경고한다. 하나님은 '질서의 하나님, 반드시 죄의 댓가를 치르게 하시는 하나님, 순종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도 있다고.......
이 책의 작가는 아이들과 빨리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너무 빨리 친절하게 대하면, 아이들은 오히려 가볍게 대하고 우습게 여긴다고 말한다. 교사의 권위는 사라지고 순종은 물 건너가는 게 당연한 순서라고 했다.
교직 사회에서 '3월에는 절대 웃지 말라'는 공공연한 법칙이 있다. 단순히 아이들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작은 학교에서10명 남짓의 2학년 아이들과 오랫동안 생활하다보니 어느새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아니, 돌아보면 내가 그동안 가르쳤던 수백 명의 아이들 중 교사의 권위에 도전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갈팡질팡했하지 않았나 싶다.
한번 교사의 권위가 떨어지면 결국 교실이 무너지는 걸 직접 경험하고 나니 교사의 권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최근 육아 관련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조선미 박사님 역시 부모의 권위를 강조한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것, 엄마를 무시하는 것 모두 권위가 무너졌기 때문이며, 다시 권위를 세워야 아이를 훈육도 하고 교육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교사는 아이들한테 상처받아 아파하지만, 또 아이들한테 위로받아 치유되더라. 힘내." 힘들어하는 내게 선배교사가 해준 조언이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두렵다. 초임 교사라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교사의 권위를 잘 세워 질서있고 안전한 교실을 만들어 가고 싶다.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는 한 해되길 기도한다. 남은 20년동안 교사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