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혜화’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의 그 낯섦을 기억합니다. 히읗이 두 개 들어가서 발음이 어색했던, 지하철 노선도 위에서만 존재하던 그 이름이 주민등록증의 주소가 되고 삶의 터전이 될 줄 몰랐습니다.
서울 상경기에서 첫 페이지를 이곳에서 넘기며 대학로의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누볐습니다. 마로니에 공원과 명륜당의 웅장한 은행나무와, 퇴근길의 포장마차에서 닭강정이며 호떡이며 붕어빵이며 사 먹던 기억들, 나만의 아지트 같은 단골가게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며 같이 간 추억은 제 마음속에 오롯이 남아있지요. 뻘뻘 땀을 흘리며 처음 올라갔던 낙산 공원의 지형도, 일주일에 세 번씩 뛰던 창경궁 옆 성곽길과 벚꽃이 아름다운 성북천도 눈을 감아도 훤하게 펼쳐져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곳을 ‘젊음의 거리’라고 부릅니다. 그 말마따나 저의 젊음 또한 이곳 대학로 어딘가에 고스란히 머물러 있는 것만 같습니다.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이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시절이었습니다. 고주망태가 되어 오락가락 발음했던 말들과, 좋아하는 사람과 나눴던 단란한 대화들, 너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저절로 찌푸려지는 눈살도 마로니에 공원의 벽돌 안에 아로새겨져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진행형일 저의 대학로 서울 상경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히읗이 두 개 들어간 지하철역에서 계속 웃는 이모티콘처럼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