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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습관

바꿀 수 있을까?

by 할수 최정희

심리학, 미루는 습관을 바꾸다(윌리엄 너스/ 갈매나무)를 책장에서 꺼냈다. 2025년 1월 1일 미루는 습관을 바꾸리라 맘먹고. 이 책을 10년 전에 샀다. 밑줄을 쳐가며 열심히 읽었지만. 미루는 습관을 없애지는 못했다. 지난 1월에 미루는 습관으로 인해 제법 큰돈이 날아갔다.

치과에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안 갔다. 안 갈 수 없어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갔는데 염증이 심해서 발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뼈이식을 하고 난 뒤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한다. 전에 했던 임플란트도 하나는 빼야 한다고 한다. 이빨을 빼고 나니. 안 그래도 홀쭉한 볼이 더 들어가 보인다. 임시 치아를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할 수 없다고 한다. 어금니 임시치아를 하면 옆에 치아가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양쪽에 모두 어금니가 두 개씩 없어 음식을 씹어먹기도 힘들다.


이 일이 10년 묵은 책을 꺼내게 한 이유이다. 미루는 습관을 버리고 제시간에 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미루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세 가지 측면 즉 인지적, 정서적 , 행동적 접근 방식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책대로 하면 분명 습관을 바꿀 수 있을 같다. 미루는 행동은 상대적이고 누구도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미루지는 않는다고 하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미루는 습관을 한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말도 동감한다. 나도 미루는 일도 있지만 즉각적으로 하는 일도 있으니까. 하지만 책에 있는 내용을 모두 따라 하려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아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조언 중에서 딱 두 가지만 실천하기로 한다.


첫 째는 미루는 사람이란 꼬리표를 떼기로 한다. 둘 째는 생각 멈추기이다. 미루는 사람이란 꼬리표를 떼고 해야 할 일을 제때 하는 사람이다란 꼬리표를 바꿔단다. 생각 멈추기는 신속하게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기법으로 이미 효과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좀 있다 하지'라든가 '내일 해도 괜찮아.' 이런 생각이 들 때, 바로 "멈춰.'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생각 멈추기이다.


유튜브를 시청하다가 쇼츠로 볼 때가 있다. 쇼츠는 짧고도 재미있다. 자신도 모르게 줄즐 내려 보게 된다. 오랫동안 본다는 생각이 들면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혼잣말을 하곤 했다. 보던 영상이 끝나면 소리 내어 "끝"이라고 말했다. 이럴 때 쇼츠 시청을 즉시 중단할 수 있었다. 미루기 습관을 고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둘 다 스스로 하는 행동을 인식하고 말을 하면서 바꾸는 것이니까. 한번 적용해 보았다. 어제저녁 식사를 하고 난 후였다. 설거지를 하기 싫었다. 좀 있다 해야 지란 맘이 일어났다. 얼른 '멈춰'라고 말했더니 즉시 앞치마를 걸치고 설거지를 할 수 있었다. 멈춰하는 말 한마디로 습관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멈춰'라는 말을 인쇄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둔다.


그리고 이 책을 버라기로 한다. 나는 미루는 사람이란 꼬리표도 함께 버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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