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문화관광해설사로 일하던 2018년 함안 말이산고분 13호분에서 가야시대의 별자리가 출토되었다. 신라의 첨성대에서 별을 관측했다는 이야기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별자리 그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가야의 별자리라니!
나는 언제나 별을 꿈꾼다. 나에게 별은 잡히지 않는 미지의 세계이기도 하고 별똥별 떨어질 때 내가 바라는 소망을 빌기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나는 스타의 얼굴이기도 하다. 꿈만 꾸던 별자리가 가야고분군에서 나왔다니 흥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흥미가 생기면 파봐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고천문학 공부를 시작했다. 천상열차분야 지도나 24 절기나 별에 얽힌 전설이나 과학적이거나 민속적인 것을 가리지 않고 무턱대고 글을 읽었다. 별에 관한 글을 읽을수록 재미가 더해졌다.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별에 관한 이야기는 애틋하고 지극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개봉관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고, 요즘은 TV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 드라마 덕후가 되었다. 별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한평생 드라마를 봤으니 이제 드라마 한 편은 쓰고 죽어야 되지 않겠어.” 이런 생각이 스며들자 더 흥분되었다. 그래, 그래 당장 시작하자. 실패하면 어때. 가다가 아니 가면 간만큼 이득 아니겠어?
2018년부터 함안군 문화관광해설사로 일을 해 왔으니 벌써 5년이 넘었다. 나에게 안식을 주고 싶은 생각을 하던 차였다. 안식은 드라마 작가되는 것으로 해야겠다며 야심 차게 휴직을 결정했다.
나이가 많으면 꿈도 꾸지 않는다는데 나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위해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겼다. 모두들 부러워했다. 현실의 관계망이 자신들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다며 실천하는 모습에 박수를 쳐줬다.
서울로 가기로 했다. 뭔가를 배우려면 아무래도 서울이 중심이니까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내 꿈을 펼쳐보기로 했다. 일단 서울로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의 통과의례와 같은 원룸을 얻기로 하였다.
집을 구하는 일도 너무 좋았다. 계획을 세우는 짜릿함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집을 중계하는 사이트 보는 것을 취미처럼 생각하였다. 대부분의 원룸은 6평 정도였다. 지금 책을 보는 크기의 방에 화장실, 부엌, 침실이 모두 있는 그런 방이다. 한 번도 원룸생활을 해본 적이 없기에 가슴은 더 콩닥콩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