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냥(이미준)님과 기획 스터디를 만들어 운영하며 배운 점들.
<밍태 운영이사의 인싸이트>는 그로스쿨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느낀 점들을 기록한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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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로스쿨에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주로 맡고 있는 김민태라고 합니다. 우선 (아무도 모르실 것 같은) 그로스쿨이라는 생소한 브랜드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네요. 그로스쿨은 실무자를 위한 실무교육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관련 콘텐츠들을 만들어 배포하는 회사입니다.
말이 어려운데, 대충 일 잘하고 싶은 20~40대 스타트업에 계신 분들께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ㅎㅎ
ㅍㅍㅅㅅ에서 픗픗아카데미가 되고, 그로스쿨로 리브랜딩을 하기까지. 작디작은 스타트업의 창업 멤버로서 여러 일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중에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건 프로그램 운영이에요. 신경 쓸 것도 많고 챙길 것도 많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에게 무척이나 도움이 되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기 때문에 절대 놓기 싫은 업무예요.
이렇게 일 년 넘게 강의 운영을 하며 수많은 강사분들과 수강생분들을 만나다 보니 제가 얻는 이 소중한 인사이트를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브런치 채널을 열어보았고, 소소하게나마 일기처럼 여기에 이것저것 느낀 점들을 써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글은 제가 가장 최근에 도그냥(이미준)님과 함께 기획하고 운영했던 '역기획 스터디'에 대한 내용이에요. 서비스 기획자분들께서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TMI) 미준님의 글들을 보고 영감을 받아,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기획자 도그냥님 감사합니다!
기획자로 성장하고 싶나요? 하 이거 어쩌나요. 경험은 있으세요? 아아 경력 말고 '경험'이요.
예비 기획자 혹은 주니어 기획자 분들이 흔히 착각하고 있는 것은 혼자서 '힙해 보이는 UI'를 바탕으로 한 SB(스토리보드)를 그렸다고 해서 서비스 기획을 해봤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사실 UI는 비즈니스 정책과 회사 상황에 맞는 시스템이 동반되어서 나온 결과물이 뿐이에요. IT시스템, 비즈니스, 유저가 없이 그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럼 혼자 기획 공부 방법은 없어요?
그래서 서비스 기획 11년 차 도그냥님이 직접 공부법을 소개한 게 바로 '역기획'이에요. 기존에 만들어진 서비스 산출물들을 보면서 역으로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서비스가 되었는지 정리하는 방식이죠. 직접 해당 서비스의 기획자가 되어서 기획자가 되어보는 거예요. 즉, 기획자의 사고의 과정을 따라가 보면서, 개선점을 나름 도출까지 해보는 것이죠.
★꼮꼮꼭★ 하지 말아야 할 것: 1. 서비스 모습만 보고 와이어프레임 그리기, 2. 이유 없는 벤치마킹, 3. 조사 없이 시작하기 4. 30대 아이가 있는 서울 사는 김00씨~ 등 인구 통계학적 페르소나 잡지 않기
사실 역기획은 게임 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개념이었어요. 근데 요즘 서비스 기획에서도 역기획이라는 개념이 적용되면서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저희 역기획 강의나 스터디를 들으시는 수강생분들께 여쭤봤을 때,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주로 나오더라고요.
1. 직접 기획을 시작할 때 뭐부터 정리해봐야 할지 모르겠다.
2. 멋진 서비스들의 UI/UX 레퍼런스들을 회사의 개발자에게 가져가니, 구현이 안 된다고만 한다.
3. 시중에 나와있는 서비스 기획, PM, PO강의들을 봐도 1도 이해를 못하겠다.
여기에 공감하시는 기획자 분들은 이 글을 꼭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께서 혼자 역기획 방법론에 대해 이것저것 공부하시다가 잘못된 정보를 접하기도 하고, 돌아가는 방법으로 시도해보시기도 하는데요. 저 또한 역기획에 대해 잘 몰랐을 때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오해들이죠.
착깍 1) 역기획이란,
동종 업계 서비스의 UI를 보면서
잘된 것과 잘못된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 아닙니다. 어느 정도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역기획이 될 수 없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다들 아시다시피, 유튜브에는 '5초 후 광고 건너뛰기' 기능이 있죠. 위의 방법대로라면 이 기능은 잘못된 기능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유저가 광고를 무조건 5초나 시청하게 하는 것은 유저에게 분명하게 불편을 주는 기능이니까요.
하지만 유튜브를 제대로 뜯어보고 역으로 기획해보면서 유튜브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떤지, 광고주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이러한 불편한 기능을 기획자가 일부러 넣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단순히 편리함과 불편함, 예쁨과 안 예쁨, 그리고 이용만 해서는 절대 사고의 흐름이 보이지 않아요.
UI는 그저 수면 위에 있는 결과물일 뿐, 기획자의 사고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숨어있는 기획의 흐름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착깍 22) 타 서비스를 분석하기만 해도
나의 기획력은 쑥쑥 늘 것이다?
1. 같은 업계의 있는 서비스들을 쭉 나열해놓고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온다.
2. 좋아 보이는 기능이나 서비스의 요소를 장바구니 담듯이 담아낸다.
3. 그리고 뿌듯해한다.
4. 아 내가 방금 획기적이고 미친 듯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져왔구나 >_<
→ 이 방법도 틀렸습니다. 서로 베끼기만 한다면, 세상에는 기획자가 필요 없을 거예요. 아마 구현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만 필요할걸요? IT기업에서 기획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거 잘 돌아가는 세상 맞나요?
제가 여러 강의와 스터디를 운영하며 느낀 건, 기획자는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사실 문제 해결을 위해서 불편한 UI가 나왔을 수도 있고, 불편한 기능으로 인해 사용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기획자는 항상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이고, 비즈니스에 맞춰 KPI를 실현하는 걸 끌고 가는 사람입니다.
말은 쉬운데요, 기획자는 정말... 하...는 일이 복잡하고도 많은 역할이에요.
기획자라는 직군에 매력을 느끼고, 기획자가 되고 싶은 분들과 주니어 기획자분들의 삽질을 줄여드리기 위해 11년 차 서비스 기획자인 도그냥님과 함께 역기획 스터디를 열어봤습니다.
도그냥님의 '서비스 기획 스쿨' 책에서는 이렇게 4단계로 소개해주셨어요.
1단계: 서비스를 선택하고, 서비스 구조와 수익구조를 파악한다.
2단계: 데이터 가설을 설정하고 서비스를 써보면서 검증한다.
3단계: 회사의 목표와 전략, 특징에 대해서 조사하고 분석한다.
4단계: 동일한 전략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을 비교해본다.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서비스를 운영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벌고(수익구조)
무슨! 비전을 가지고 서비스를 구조를 만들어가는지 알아가 보는 과정이에요.
그래서 한쪽 유저의 흐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의 유저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 중요하죠.
이렇게 4단계로만 정리해보니 어려워서 그런지, 어느 교육업체에서는 UI의 흐름대로 역기획을 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에는 그로스쿨의 역기획 스터디에서 더 자세하게 7가지로 정리해봤어요.
1단계: 서비스를 선택하고, 서비스의 구조와 수익구조를 파악한다.
2단계: 회사의 목표와 전략, 특징에 대해서 조사하고 이해한다.
3단계: 서비스의 특이하고 불편한 점을 찾아서 어떤 전략적 이유에서 선택했는지 추론해본다.
4단계: 전략에 비해서 미진하게 느껴지는 문제점을 찾아낸다.
5단계: 동종업계를 벗어나 동일한 프로세스와 전략적 문제를 잘 해결한 서비스를 추가 분석한다.
6단계: 원래 택한 서비스 전략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기획안을 제시한다.
7단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기획안을 발표하고 피드백받기
(전략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했나? 문제에 올바른 해결방법을 제시했는가?)
이제 역기획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 것 같으신가요?
어려운 게 맞아요... 저도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1도 감을 못 잡았으니까요...(엉엉)
괜찮아요, 다음 편에서는 지난 그로스쿨 스터디원들의 과제를 보여드리면서, 역기획 공부법을 만들어주신 도그냥님의 스터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말씀드리려고 해요.
처음 접한다면 다소 막막한 역기획, 저의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궁금하시다면 다음 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