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림 Mar 13. 2024

올 봄에도 새 식물 선반을 사고야 말았다네

이케아 화분스탠드가 다 망가져서 보내고 난 뒤 살아남은 선반을 소개합니다

식물을 사모으고 기르는 데 재미를 붙이면 결국 효율적 수납을 위해 선반을 알아보게 된다. 하지만 식물선반은 늘 아무리 사도 부족하고, 큰 돈 쓰기는 싫은데 적당한 걸 사면 미감이 별로다. 그리고 결국은 제발 화분 사이즈에 맞는 것이 있기만 했으면… 하면서 플랜테리어고 나발이고 감성 같은 건 해제하게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식물이라는 게 의외로 빨리 자라는 녀석들이기 때문이다. 금방 자라서 어제 적당했던 크기가 오늘 적당하지 않게 되고, 물을 줘야 하니 비싼 가구 사서 곱게 쓸 수도 없다. 그래서 식물을 너무 들여버린 사람들의 선택은 대부분 비슷해지게 된다. 그래서 내가 쌩돈.. 들여서 사용해본 식물선반들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지금보다 식물존이 좀더 간소하던 시절 레르베리 + 데스커 + 목재선반의 구성

데스커 컴퓨터 보조책상

생존 : O

가로/세로/높이(cm) : 100*40*70

하단에는 70cm, 상단에는 150cm 높이의 식물까지 진열 가능

https://www.desker.co.kr/product/detail/29

엥? 보조책상? 하지만 처음엔 식물선반용으로 별도의 가구를 사는 게 별로 내키지 않았던지라 반려인 방에서 쓰이다가 게임 환경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안 쓰게 된 컴퓨터 보조책상을 베란다에 들고오게 되었다. 요즘은 노트북만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 이 사이즈의 책상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식물 기준으로 하면 책상 위에는 두줄로 10-12개 정도의 화분을 올려놓을 수 있고, 아래에도 대충 그정도의 화분을 수납할 수 있다. 식물선반으로 쓰기엔 좀 고급(…)가구라 튼튼하고 마감이 깔끔하며, 빛을 덜 좋아하고 풍성하게 퍼지는 칼라데아는 아래쪽에 수납하고 길게 자라는 클라이머 필로덴드론을 위쪽으로 수납하는 식으로 쓰기 괜찮았다.


이케아 레르베리

생존 : O

가로/세로/높이(cm) : 100*40*70

(화분을 포함한) 식물의 키가 최대 35cm인 화분까지 수납가능

선반당 최대하중 : 5kg (의외로 그 이상도 버티긴 한다)

https://www.ikea.com/kr/ko/p/lerberg-shelf-unit-white-60168529/

국민 식물선반인덴 다 이유가 있다. 일단 비슷한 크기에 이정도 미감 및 마감을 가지고 2만원 언저리인 선반이 없다. 그리고 위로 갈 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 모양이 공간을 덜 좁게 보이는 착시현상을 준다. 160cm 신장을 가진 여성이 맨 윗칸의 식물을 관리할 수 있는 절묘한 높이를 가지고 있다. 식물등을 달아서 쓰기 편하고 스틸 소재로 된 메쉬망이라 아래칸으로 빛, 바람이 투과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녹이 잘 슬고(온실장에 고광량 식물등에…내가 좀 험하게 쓴 것 같긴 하지만) 식물의 키가 맨 아랫칸 높이인 38cm를 넘으면 수납이 어려워진다. 윗칸은 어떻게 작은 식물을 또 사서 꾸려넣게 되므로 식물이 커도 쓸모가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격에 선반 높이 조절까지는 기대할 수 없지만 밑에서 두번째 단을 빼는 식으로는 조립이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있는 것은 아쉽다. 나는 결국 밑에서 두번째 단을 빼고 나사가 들어갈 구멍을 케이블타이로 묶는 식으로 단 높이를 조절했다. 어쨌든 이 가격에 못생기지 않은 가구를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긴 하다.


목재 선반

생존 : O

장점 : 다양한 사이즈로 의뢰 가능

주의사항 : 물을 직접 뿌리는 환경에서는 쓸 수 없음 (그래도 이케아 나무스탠드들보단 튼튼할 듯)

https://naver.me/FwwY0Zpe​​

겨울철에 2단을 모두 사용하는 예. 나는 좀 높은 단은 100cm로, 낮은 단은 80cm로 주문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집 베란다는 특이하게 타일이 깔린 면적 반, 장판이 깔린 면적 반으로, 장판이 깔린 베란다 구역의 컴퓨터 책상 밑에 두줄로 화분을 수납하기 위해 구매했다. 바니쉬 코팅이 되어 있어, 선반에 물을 직접 뿌리는 환경이 아니라면 괜찮은 선택이다. 30cm정도까지의 중형화분까지는 밑지름이 대부분 20cm대를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잘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식물들의 키가 커서 아래쪽은 선반을 치우고 쓰고 있다. 하지만 바닥난방을 하는 겨울에는 장판 위에 직접 화분을 놓지 않기 위해 무조건 두 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책상 길이에 맞춘 길이로 구매해서 두 줄을 사용하는 경우 책상과 비슷하게 10-12개의 화분을 진열할 수 있다.


이케아 PS2014 화분스탠드

생존 : X

가로/세로/높이(cm) : 70*23*53(가장 높은 단)

선반당 최대 하중 : 5kg (10kg 넘으면 망가짐)

화분의 최대 밑지름 : 23cm

https://www.ikea.com/kr/ko/p/ikea-ps-2014-plant-stand-in-outdoor-white-50257597/

화분 지름이 20센티를 넘기 시작하면 식물도 어엿한 중품의 길로 들어선다. 그래서 남다른 발육으로 책상과 레르베리에서 쫓겨난 식물들이 여기로 오게 되었다. 아무래도 여기 두면 식물 키가 180cm가 되는 걸 커버할 수 있고, 스틸 소재다보니 물을 막 뿌려도 괜찮다는 장점이 있다. 수납 가능한 화분은 3개지만 그럭저럭 선반 아래 바닥에도 낮은 화분 두 개를 구겨넣을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대품이 되면 개당 10kg에 이르는 화분의 무게를 못 이겨서 나사가 덜렁대게 되고 그래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화분이 흔들거리게 되어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케아 빌다펠 화분스탠드

생존 : X

주의사항 : 물을 직접 뿌리는 환경에 정말 취약함

https://www.ikea.com/kr/ko/p/vildapel-plant-stand-bamboo-50244133/

화분 지름이 30센티를 넘겨도 그럭저럭 버텨주지만, 절대 실내용이다. 물을 뿌리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있었더니 곰팡이가 생겨서 보내야 했다.


원형 2단 화분스탠드

생존 : X

단점 : 1단에는 작은 화분만 수납가능

판매 페이지가 사라짐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기둥 때문에 1층에는 기둥의 넓이를 넘어서는 화분은 보관할 수 없다. 24cm 슬릿분까지는 구겨넣을 수 있었다. 이 한계 때문에 직사각형 선반으로 교체되어 현재는 창고에 잠들어 있다.


5단 트롤리 카트

생존 : O

가로/세로/높이(cm) : 44.5*25.8*103

선반당 최대하중 : 약 10kg

단점 : 바퀴가 잘 안 움직임

https://naver.me/5cAyCjpw

잘 알려진 이케아 제품의 유사 제품이고, 그걸 5단으로 더 높게 만든 것이다. 이케아 제품보다 넓이가 좁고 높이가 긴데, 실제적으로는 5단이 아닌 3단이나 2단으로 그때그때 식물의 구성에 맞춰서 사용할 수 있다. 너비가 약간 넓고 바퀴만 더 잘 움직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사용 범위가 유연해 가격 대비 잘 사용하고 있다.


다용도 인테리어 화분 스탠드

생존 : O (그러나 내년에는 버려야 할지도)

가로/세로/높이(cm) : 29*24*65(높이는 80도 선택 가능)

단점 : 물뿌리면 mdf 상판이 걸레짝이 됨

https://ozip.me/fyuSthD

원형 2단 화분받침대의 실패 경험을 거울삼아 산 제품. 실제로 적은 공간을 차지하는 스탠드로는 상당한 무게를 지탱해주었고, 원형 받침대보다는  하지만 물뿌리고 습한 환경에 있다보니 mdf 상판이 예상보다 더 심하게 걸레짝이 되었다. 그래도 양 옆과 기둥이 스틸 마감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두 시즌을 버티는 데 만족해야겠다.(지금도 제법 무거운 화분이 올라가있으므로)


핀형 화분받침대

생존 : O

특이점 : 1단에는 어떤 화분도 수납할 수 없음

https://ozip.me/KFFsJK8

굉장히 튼튼한 제품이지만 구조 특성상 바닥에는 어떤 화분도 수납할 수 없다. 이런 타입의 제품은 바닥에서 띄우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할 듯.


2단 철제선반

가로/세로/높이(cm) : 80*25*74

특이점 : 이번시즌 신상, 선반 하나 빼고도 쓸 수 있음

https://naver.me/5Tipqc3P

결국 직사각형, 높이 70cm 이상, 흰색, 철제를 찾다가 이 제품에 도달하게 되었다. 가끔 구조상 한 층을 빼면 쓸 수 없는 제품이 있는데 그래도 이 제품은 단을 빼고 넣는 게 자유로운 편이다.


화분받침대 1단 선반 정리대 대형

가로/세로/높이(cm) : 70*25*31.5

특이점 : 이번 시즌 신상

https://naver.me/50eUQ7Bg

이케아 ps2014 자리에 들어갈 똑같은 사이즈를 열심히 서치해서 주문했다. 제발 무거운 화분들을 버텨줘!


좋은 식물선반의 조건

이렇게 많은 선반을 사고 수납해보니 식물선반을 통해 식물 호더가 테트리스(…)를 잘 하면서 흉해보이지 않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듯 했다.


1. 정사각형보다 직사각형

정사각형은 1층에 기둥 너비를 벗어나는 식물 수납이 불가능하다.

2. 목재보다 철제

나처럼 물을 직접 뿌리지 않더라도 필연적으로 습도가 높아지고 물이 닿기 때문에 철제 선반이 낫다. 목재 선반은 썩거나 곰팡이가 피거나 위쪽 시트가 걸레짝이 되는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철제도 녹이 슬긴 하지만 대체로 목재보다 피해가 크진 않다.

3. 상황에 따라 단 높이 조절이 가능한 것

식물은 금방 커버리기 때문에……(눈물)

4. 최대한 많은 하중을 커버하는 것

식물이 크면서 무게가 무거워진다. 마사토나 무거운 재료를 일절 쓰지 않아도 10리터가 되면 금세 5kg 정도는 넘어가게 된다.

5. 일관적 색상

대부분 좁은 공간에 배치하게 되므로 여러 개의 선반을 사더라도 색상이 일관적인 것이 좋다. 나같은 경우는 베란다에 테트리스를 해야 하므로 공간이 넓어보이는 흰색으로 통일했고, 불가능하다면 한두 가지만 잘 안 띄는 곳에 검정색 선반을 넣었다.(개인적으로 스텐 색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한 몫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