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는 옥순, 순자가 아니라서 이해 못 하는 거야?
<이혼>
와, 막상 시작이라는 걸 해보려는데
시작부터 망설이지고 어렵고
뭐 이렇게 광고만 많은 건지 어디서부터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던 중
요새 사람들이 빠져서 본다는
돌싱프로그램을 한번 보게 된 적이 있었다.
다들 다양한 이유로 이혼을 하고
아이의 양육자인지 비양육자인지
정보를 주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나의 중심은
<아이와 함께 그 결정을 하였을 때 행복한가>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들렸던 것 같았다.
사람들은 옥순이며 순자며 뭐 누구랑 이어지면 좋겠다는
댓글들이 비일비재했지만
또 다른 이면의 <이혼>을 하냐 마냐 운운하는 결혼지0 프로에는
이혼해라, 애도 있는데 참고 살아라, 그 정도면 남편 돈으로 사는 거지 등
이혼을 한 사람보다
어떻게 해서든 가정을 지키고 아이를 지키려고
이혼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악플이 달리는 참
애매한 댓글들을 많이 보면서 더 마음이 착잡하던
이혼을 준비하는 나였다.
대부분의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나 역시도 당연하였다.
"연애를 왜 했냐?
그럼 결혼을 왜 했냐?"
거기서부터 다시 생각해 보고 회상해 보면 힘들지만
딱 정확한 시점은 2010년 20살에 아빠가 돌아가시구나서부턴
-돈을 벌고 싶다.
-집을 나가고 싶다.
그냥 이 두 가지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겨우겨우 졸업을 하고 나서는 엄마의 잔소리가 왜 그렇게 듣기 싫은지
그러던 와중 직장이 있지만 나랑 나이차이가 2살밖에 안나는 사람을 만나니
이만한 나의 선택지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서 더 그랬을 수도?
나 역시도 연애 중,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항상 이기적이던 성격이었지만
이 연애는
<내가 다 내려놓고 맞춰주는 연애>를 하였다.
아직 대학생이었던 연애시작에
직장인을 만나는 건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였으니
내가 직장인이 되면, 서로 맞춰가지 않을까?라는
깊지 않은 얕은 생각으로 맞춰 가는 이 아닌,
내쪽에서 일방적으로 맞춰가는 연애의 진행이었다.
주말마다 전라도에서 충청도까지
버스로 4시간이 걸려서 가던 연애의 시작은
그때부터 돌이켜보면 잘못된 한쪽의 을의 연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