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더 고민해 보는 시간
· 4 차수: 1월 12일 ~ 1월 16일
글이라는 것은 생각할수록, 검토할수록 다듬을 것이 생기고 발전시킬 것이 생긴다. 우리의 이야기도 다 채우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부족한 부분들이 보여 더욱 업데이트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회고를 통해 얻은 배움들을 적용해서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했다.
관점의 차이와 실패를 말할 수 있는 용기 가지기,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무기가 돼줄 것 같다.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지 나는 이미 실패를 무기로 삼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고 있었으며, 다른 분들의 것을 보면서 내 것을 어떻게 더 발전시키면 좋을지에 대한 원동력을 얻었다. 이 마음이 사그라들기 전에 생각난 것들을 바로 실천해 보기로 했다.
지난 회고에서 말했듯, 성과가 좋은 프로젝트만이 내 경험이 아니라 성과가 그저 그랬어도 배움을 찾아내니 꽤 괜찮은 경험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하찮아 보여도 그 일을 한 목적과 의도를 찾아보자]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게 참 와닿았다.
난 그동안 구성원이 많은 곳에서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내가 해왔던 일들은 대체할 사람이 없어서 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성과를 내고 매출을 내야 하는 회사가 아무 이유 없이 그 일을 너에게 맡겼을까? 하는 질문을 받자 또 한 번 생각의 전환이 됐다. 아무리 사람이 없어서 급해도 일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맡길 이유는 없으니까, 내가 거기서 뭘 잘했는지 스스로 평가하고 배움을 이끌어내는 연습의 시작이었다.
그동안은 내 기준에 맞춰 직무 경험으로 괜찮은 경험들만 선별해 냈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물경력처럼 느껴졌고, 연차에 비해 한 게 너무 없는 사람 같아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스스로 분명 별 거 아니라 치부하여 수면 위로 꺼내놓지 않은 프로젝트가 있을 것이고, 무기로 삼을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성과, 중요도, 기여도와 상관없이 그동안 해온 업무들을 연도별로 정리해 봤다.
쓰다 보니 생각이 잘 안나는 부분도 있고, 하긴 했는데 이걸 증명할만한 레퍼런스 자료는 어디 있지? 하면서 한 번은 더 들여다본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쓰다 보니 되게 별 거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 되게 많은 걸 해왔구나 싶었다. 특히 별 볼일 없다고 여겼던 회사들에서의 경험도 적고 나니 물경력이라 생각했던 경험들도 뭔가 도움은 하나씩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이걸 정리한 후 이력서에 넣을 프로젝트를 정확히 3개 더 찾아냈다.
성과로만 따졌을 때는 쓸만한 게 아니라고 느꼈고, 계속 고민이 되긴 했지만 과정에서의 배움을 자꾸 찾아내어 결합하니 이 또한 나의 꽤 괜찮은 경험이라고 어필이 가능해지는 매직!
이제 이걸 잘 풀어내면 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또 골머리를 잔뜩 썩고 있다. 의지는 충만한데 또 마음먹은 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어떻게 더 포장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과연 포장을 고민하는 것도 맞는 걸까?
현재 두 명의 멤버는 신규 입사자로 일을 시작했고, 시작할 예정이다. 일을 하며 병행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라 이번 주부터는 사전에 예정된 프로젝트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하기로 했다. 다만 나는 재취업을 목표로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브랜딩 페이지 완성까지 완수할 것이지만 시간에 얽매이거나 쫓기며 하지 않고 차분히 되는대로 완성해 나가는 걸로 다짐했다. 어차피 자소서와 이력서를 채우는 건 나의 몫이지만, 그래도 다 채웠을 때 내 것을 두고 여러 시각에서 피드백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참 고마운 일이라고 느껴진다.
· 운동을 쉬지 않고 계속 했다. 중간에 나한테 맞는 운동을 찾아내서 재밌고 뿌듯하게 해내고 있는데, 이게 독이 된 건지 잠을 자도 피로가 잘 풀리지 않았다. 다시 운동 강박증이 도진 것 같다고 느낄 때쯤 여러 상황에 의해 운동을 잠시 쉬엄쉬엄 하게 됐고, 입이 터져버렸다. 이거 진짜 무한 반복인 것 같다.
· 요근래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았다. 날궂이를 하는 건지 축축 쳐지고 급격하게 피곤함이 몰려왔다. 원래 같으면 공복 유산소를 끝내고, 오후에 열심히 자소서를 업데이트 했어야 했는데 오전 내내 침대와 한 몸이 되어서 후회도 되고 마음 불안했던 날.
· 컨디션이 안 좋더니 귀신같이 생리를 시작했다. 토요일은 온 몸이 근육통에 녹아내리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리고 일요일엔 반 년만에 만나는 친구들을 만나 폭풍수다를 떨고 오니 좋았다. 1차수 때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 써놨던 친구들이었는데 이렇게 얼레벌레 또 미션 하나 해버렸네
· 연말에 빌려왔던 세 권의 책을 모두 완독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다독했던 적이 언제였더라? 그리고 또 새로운 책들을 빌려왔다. 나에게 뭐라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과 똑똑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읽고 있는데 이것도 1월 중에 반짝하지 말고 꾸준히 해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남은 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ppt 파일 완성, 5 차수에서 홈페이지화 된 셀프 브랜딩 겸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다. 다만 여러 상황들에 의해 데드라인이 사라지니 또다시 늘어져버린 기분이다. 스스로는 최대한 일정에 맞게 진행하고, 1월 안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설날 연휴도 있고 내 의지가 따라와 줄지 모르겠다. 백수는 매일 노는데 빨간 날이라고 또 특별하게 느껴질 건 뭐람? 하지만 회피한다고 될 일은 아니니 지치지 않고 힘낼 수 있도록 뭔가 적당한 밸런스를 빨리 찾아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