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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Apr 02. 2024

AOM 2024 컨퍼런스에서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

8월에 시카고로!


"WHOHOOO...... CONGRATS!!!
(우후... 축하해)!!!"


지난 1월 초 학회에 제출했던 논문에 대한 결과 메일을 약 세 달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받았다.

결과는 감사하게도 "합격(Accepted)"!


합격메일을 받았다!


이번에 논문을 제출한 학회는 Academy of Management (AOM) Annual Conference로 경영학 분야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학회이다. 학회 내에는 경영학 내에서도 주제별로 26개의 세부그룹(Division/Interest Group)이 있으며, 각 세부그룹의 회원 수를 합치면 몇 만 명이 되는 규모이다. AOM은 매년 1월 초에 논문을 접수하고, 8월에 학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미국 시카고에서 예정되어 있다. 시카고 시내의 4개 대형 호텔에서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고려할 때 학회의 큰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AOM 2024 주제





이 중요한 학회를 박사과정 4년 동안 참석하지 않고 기회를 아껴놓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째2년 전에 작성 중인 논문을 시험 삼아 제출해 보았는데 결과적으로 떨어졌다. 사실 컨퍼런스들마다 발표를 위해 요구하는 제출 페이퍼의 수준이 상이하여 감이 없었는데, 확실히 AOM 컨퍼런스는 초기 수준의 페이퍼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기승전결이 잘 갖추어진 페이퍼를 요구하는 듯하다. 당연히도 그럴 것이, 큰 규모의 컨퍼런스이다보니 제출되는 페이퍼 양도 많을 테고 그만큼 경쟁률도 높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기회를 아끼게 되었다.


둘째박사과정 말년차에 가는 것이 유리한 컨퍼런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에는 일부러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AOM 컨퍼런스가 학계에서 취업을 하고자 할 때, 1차적으로 후보자를 스크리닝 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들어보니 매년 4~5월 포닥이나 조교수를 뽑는 지원공고가 학교마다 열리고, 8월 AOM 컨퍼런스를 통해 후보자와 면접자가 만나는 자리들이 생겨난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때 좋은 인상을 주면 그다음 면접으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AOM 컨퍼런스를 발판 삼아 구직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해 보기로 했다.


셋째는 학회 열리는 시기에 앞서 시카고에서 사회적 기업가정신 박사과정 수업(Social Entrepreneurship Doctroal Course)을 일주일 동안 듣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연구하는 임팩트투자분야 주제나 내가 논문에 적용하고 있는 주요 이론 역시 주로 경영학 분야에서는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기에 관련된 박사 과정 수업을 듣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 분야에서 유명한 교수가 매년 2회에 걸쳐 10명의 학생을 선발해 일주일 동안 인텐시브한 박사과정 수업을 운영하는데 그중 1회는 항상 AOM 컨퍼런스가 열리는 같은 지역에서 컨퍼런스 일주일 전에 열린다. 컨퍼런스 결과 듣기 전에 수업과정에 선발되어 사실 조마조마했었다. 수업과정에는 선발되었는데 학회는 떨어지게 되면 왠지 시카고에 가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넷째, 기회의 충분한 활용, 즉 효용성의 문제는 결국 비용의 문제로 귀결되기도 한다. 학교에서 제공해 주는 예산을 이미 다 소진한 터라 모든 걸 내돈내산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카고에 가서 가능한 많은 걸 하고 돌아오고 싶었다. 시카고 왕복항공권 비용만 약 300만 원에 호텔 비용은 최소 1박에 20만 원, 그 외 학회 멤버십 및 콘퍼런스 등록비, 박사과정수업비, 식비 등을 고려하면 거의 1,000만 원이 든다. 이 거참... 학회에 참석하여 새로운 시각도 얻어 연구를 발전시키려고 해도 상당한 돈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박사과정을 시작한 이후로 정기적인 소득이 없는 나로서는 큰 투자이기도 하기에 간 김에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오고 싶다. (다행히 왕복항공권은 그동안 모아놓은 보너스마일리지로 해결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학회에 참석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건, 논문 발표 승인 결과와 함께 받은 세 명의 리뷰어들의 피드백 때문이었다. 피어리뷰(peer-reviewed) 형식으로 진행되는 논문 발표 심사 과정은 세 명의 리뷰어들이 내 논문을 읽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동시에 피드백을 남겨준다. 리뷰어들의 피드백 퀄리티는 그 리뷰어가 내 주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정성과 시간을 들여 리뷰를 해줬는지에 따라 복불복이라고 하던데.


나의 경우에는 세 명의 리뷰어들의 피드백이 내 논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내 생각을 넓혀볼 수 있는 시각을 제안해 주는 피드백들은 언제나 반갑고 감사하다. 또한, 아직 학계의 병아리인 나는 내 주제가 이론적 기여에 있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 리뷰어 모두 내 주제가 흥미롭다는 피드백을 준 것도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 테다.


아직 4개월 정도가 남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슬 기대가 된다.

남은 4개월을 잘 준비해서 8월의 시카고를 마음껏 즐겨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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