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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Dec 03. 2023

12월 5일을 위한 네덜란드 과자들

더치 산타클로스는 스페인에서 온다고

12월 5일은 네덜란드의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입니다. 신터클라스라고 흰 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할아버지가 선물을 두고 가기 때문인데요.

(출처: qwiek.nl)

네덜란드 고유의 기념일인 이 날은 참 특별합니다.

이름도 비슷한 산타클로스가 북극(?)에서 루돌프가 이끄는 썰매를 타고 온다면, 신터클라스는 스페인에서 (!) 배를 타고 즈와트피트라는 도우미 친구들과 함께 옵니다. 말을 타고 다니고요.

네덜란드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통치 아래 있었습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매해 네덜란드의 아이들은 11월 말 쯔음부터 신터클라스와 즈와트 피트가 스페인에서 항해해 자신이 사는 동네의 운하로, 골목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흥분과 함께 지켜봅니다. 피트는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과자도 주고요. 뉴스에도 신터클라스가 오는 장면이 방송되니 전 국민이 아이들의 동심을

위해 신터클라스 연극을 꽤 진지하게 대합니다.


저도 아이들만큼은 아니지만 신터클라스 날을 좋아하는데요. 또 다른 네덜란드 고유의 풍습 때문이에요. 보통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신터클라스의 이름으로 한 해를 돌아봐주며 운율까지 맞춘 시를 써주어요. A4 한 장 정도는 채우는 긴 시예요. 이 시를 읽어주고, 그만큼 한 해 잘 컸으니 선물이 있다~ 하고 선물을 주어요.

아기가 없을 때는 남편하고 서로 시를 써주고 선물을 교환했고요. 아직 어린 아기지만 올해부터는 아기에게도 시를 써줍니다.


그리고 이때가 좋은 다른 이유는 갖가지 과자 때문이죠!


로투스 과자의 원조격인 스페큘라스는 언제든 먹는 과자지만 이때쯤 엄청 많이 보입니다. 특히 아몬드와 설탕을 갈아 만든 마지펜을 두껍게 끼워 더 맛있게 (살찌게) 만들어 팔아요 ㅎㅎ 팥앙금 같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요. 마지펜은 아몬드를 쓰기 때문에 예부터 값비싸, 12월 크리스마스 즈음 디저트에 많이 쓰입니다. 스페큘라스도 약간 빵처럼 구워 두터운 달콤고소 마지펜과 함께 먹기 좋습니다.

뚱마지펜 스페큘라스! (헤불드 스페큘라스) 출처: Jumbo, pepernotenrecept.info

페퍼노튼, 크라우드노튼도 빼먹을 수 없죠. 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습니다. 심심풀이 땅콩처럼 아삭아삭, 야금야금, 입에 한 두 개 털어 넣다 보면 어느새 한 봉지 다 비워져 버립니다. 크라우드 노튼은 딱딱하고 계피 맛 나는 과자인데 초콜릿을 씌운 게 가장 맛있고요. 페퍼노튼은 빵 같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도 종종 헷갈린다는 이름들. 왼쪽이 페퍼노튼, 오른쪽이 크라우드노튼 이래요 (출처: jeugdjoirnaal.nl)

신터클라스가 행진을 할 때 즈와트피트 도우미 친구들은 크라우드노튼과 함께 스카움폐스를 줍니다. 거품이라는 뜻답게 폭신폭신한 마시멜로 같습니다.

딱 ~ 애들 군것질 거리 처럼 생겼네요 (출처: bakkervandenbogaert.nl)

방켓스타프는 오늘도 샀는데요. 앞서 말한 마지펜을 크루아상 같은 페이스트리에

감싸 구운 겁니다. 지팡이처럼 길쭉해서 스타프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오븐에 약간 데워 땃땃하게 먹으면 커피랑 궁합이 그만이에요.

2021년에 먹은 스타프가 제일 맛나 사진 재탕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이름 이니셜 모양의 초콜릿 레터도 주고 받습니다. “신터클라스”의

S가 가장 흔하고요. Y는 찾아보기 힘들더라고요!

(출처: Bol.com, villa chocola, Chocomel facebook)

또다른 초콜릿은 바로 동전 모양 초콜릿입니다. 용돈이야 말로 어린이들이며 어른들까지 행복하게 하는 것 아니겠어요 ㅎㅎ

(출처: logochoc.nl, ah.nl)

타이타이 폽은 신터클라스 모양의 과자인데요. 쫄깃쫄깃하다는 “타이타이” 과자로 만듭니다. 저도 아직 못 먹어봤어요. 베이커리나 슈퍼에서 잘 안 보이더라고요. 옛날에는 반죽을 신으로 밟아 만들어 이 쫄깃한 식감을 냈다고 하네요.

못 막어본게 하니쯤은 있어야죠! (출처: Ah.nl, baklerswerld.nl)

한 해를 돌아보게 하는 시와 선물이 있고, 달달구리도 있으니 추운 겨울에도 마음은 전혀 춥지 않습니다.

(출처: durchreview.nl)

네덜란드의 신터클라스와 크리스마스가 더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thenetherlands/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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