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수, 30수의 기본 원단은 골지 원단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외의 원단들은 아이보리, 블랙 같은 가장 기본이 되는 컬러 이외는 혼용률도 영향을 주며 각각의 원단을 따로 염색하기에 동일한 색상을 맞춰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컬러 이외는 혼용률도 영향을 주며 각각의 원단을 따로 염색하기에 동일한 색상을 맞춰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누구나 몇 벌씩은 가지고 있는 면 티셔츠를 시작으로 옷 만드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티셔츠나 맨투맨, 후드처럼 신축성 있는 니트 조직으로 짠 원단을 현장에서는 흔히 ‘다이마루’라고 부릅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수 있지만, 실무 봉제 용어의 99%가 여전히 일본어 잔재인 것이 의류 업계의 현실입니다. 사실 이를 우리말로 정식 표기하면 고리 모양으로 편직 했다는 뜻의 ‘환편’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아 디자이너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원단 업체 관계자와 소통하며 뒤늦게 ‘환편’이란 단어를 알게 되었죠.
다이(台, だい)는 받침대나 기계를 뜻으로 연배가 있는 분들이 TV 선반을 ‘티브이다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여기에 둥글다는 의미의 마루(丸, まる)가 합쳐졌으니, 다이마루는 즉 '원형 기계에서 짜인 원단'인 셈입니다. 앞서 원단 편에서 언급했듯, 이렇게 둥글게 짜인 원단은 한쪽 면을 가르는 ‘개폭’ 작업을 거쳐 평평하게 펼쳐 사용합니다. 그 후 원단을 차곡차곡 쌓는 나라시(연단) 과정을 거쳐 패턴을 올리고, 재단과 봉제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입니다.
물론 개폭 작업을 거치지 않고 사이즈별로 각기 다른 원통형 편직기를 그대로 이용해 티셔츠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의 AAA, 프로클럽, 길단 같은 브랜드의 티셔츠 중에는 옆선(와끼)이 없는 상품들이 있는데, 이는 봉제 과정을 한 단계 줄여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반면 웨어하우스(Warehouse & Co.), 리얼맥코이(The Real McCoy's), 휴먼메이드(HUMAN MADE)와 같이 투박하고 거친 '미국 맛'을 살리기 위해, 현대적인 대량 생산 방식 대신 옛날 방식의 헤리티지를 재현하는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티셔츠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본 원단은 '면'입니다. 출시 시기에 따라 어떤 두께의 원단을 쓸지 정해지는데, 베이식한 캐주얼 타입의 브랜드들은 봄 상품으로 '30수'를 가장 많이 사용하며 좀 더 러프한 무드의 브랜드라면 '20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외에 스판을 섞어 짠 면 스판, 모달을 추가한 면 모달, 폴리가 들어간 면 폴리 등 면 100% 이외에도 여러 원단이 사용됩니다.
편직 후 아무런 가공도 하지 않은 면은 표면이 살짝 거칠고 세탁 후 옷이 많이 줄어드는 게 특징인데 이 상태 그대로 옷을 만들면 단가는 가장 저렴하겠지만, 몇 가지 가공을 추가한 원단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본적인 덤블 워싱이나 텐터 가공 등의 작업을 통해 원단을 미리 수축시켜 놓거나 바이오 워싱이나 실켓 가공을 통해 표면을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들기도 하고, 다잉 작업을 통해 색다른 컬러감을 입히기도 하며, FW 상품을 만들 때는 피치나 기모처럼 표면을 긁어 보온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몸에 딱 맞는 슬림 핏 옷을 만든다면 스판사가 추가된 원단을 사용하여 입고 벗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여유로운 오버사이즈 핏이라면 면 100% 원단을 사용해도 되는 것처럼 원단을 정할 때는 어떤 핏의 옷을 만들지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크게 루즈 핏, 스탠다드 핏, 슬림 핏 중 하나가 정해지면 원단을 매칭하고 세부 디자인을 정하는 순으로 이어집니다. 이후에는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집니다. 에리(넥라인)의 디자인에 따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라운드넥, 보트넥, U넥 등 중 어떤 형태로 만들고 에리를 따로 달지 아니면 감싸는 랍바로 처리할지를 정해야 하며, 소매는 겉에 두 줄의 스티치가 보이는 기본적인 삼봉을 칠지 맨투맨처럼 한 단을 추가할지 아니면 랍바를 쳐서 링거 형식으로 할지, 밑단 또한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해야하는 부분입니다.
특히 에리가 중요한데 몸판에 쓴 것과 동일한 원단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론 같은 컬러의 신축성이 좋은 스판 원단, 후라이스 원단, 골지 원단을 쓰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유니클로 기본 크루넥 티가 후라이스 원단으로 랍바를 친 제품입니다. 이런 식으로 두 가지 원단을 함께 사용하려 한다면 원단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20수, 30수의 기본 원단은 골지 원단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외의 원단들은 혼용률도 영향을 주며 특히 아이보리, 블랙 같은 가장 기본이 되는 컬러를 제외하곤 각각의 원단을 따로 염색하기에 동일한 색상을 맞춰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은 에리 합봉 부분에 헤리 테이프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헤리 테이프만 칠지 체인 스티치를 추가할지도 디자이너의 선택입니다. 단순 헤리 테이프는 봉제 부분을 가리는 역할이 주이며, 실이 고리 구조로 엮여 있어 일반 직선 봉제보다 인장 강도가 훨씬 높은 체인 스티치는 신축성이 좋은 티셔츠의 어깨 부분이 쉽게 처지거나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 보강 테이프를 함께 박아 넣어 어깨가 양옆으로 늘어나는 것을 강력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정도가 기본 티셔츠가 만들어지는 요소들입니다. 나염이나 자수를 넣거나 절개를 넣는다든지 다잉 워싱을 통한 변주 등 이후의 디테일도 추가할 수 있겠죠.
옷을 만드는 과정에는 정답이 없기에, 제가 경험하며 배운 것들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닐 수 있습니다. 혹시 본문 내용 중 궁금한 점이 있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소중한 의견을 바탕으로 내용을 더 알차게 보완하고 다듬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