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애느냐 고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2020년 정부는 임대차 3법을 시행했습니다. 핵심은 임차계약(전세나 월세 등)을 갱신할 때, 종전 임차료의 5% 이상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임차료 상한제, 둘째는 임차기간 만료 후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도록, 즉 2년+2년을 살수 있도록 갱신권한을 임차인에게 부여하는 갱신권, 마지막으로는 전세-월세 등 일정액 이상의 계약에 대해서 신고를 의무화하는 임대차신고제의 그것입니다.
신고제는 '21년 6월부터 시행되었고, 갱신권과 상한제는 '20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전월세 가격이 급상승을 했죠.
처음 전월세 가격의 상승은 '임대차 3법'을 시행하게 되니 종전 임대차 계약을 새롭게 높은 가격으로 갱신하고자 하는 임대인 주도로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상한제를 시행한다고 하니 지금 올려놓는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작동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한제는 종전 임대차가 연장/갱신때는 적용되지만, 새롭게 임차인을 구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법 시행 이후 이제는 종전 임차인을 내보내고 신규 임차인을 받아서 신규 계약을 높은 가격에 갱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 상황이 되자 종전 임차인들도 새 임차인을 구하면 더 높은 가격에 새로운 곳에서 임대차계약을 해야 하므로, 먼저 높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합의로 재계약하는(이 경우 갱신권을 쓴 게 아님) 경우가 발생하면서 임차료 상승이 따라왔습니다.
재건축 예정단지의 경우에는 6.17 부동산 정책에서 소유주의 2년 실거주가 의무화되어야 입주권을 준다고 재도개편이 이뤄지고 있었기에, 초기단계인 재건축 단지에서는 임차인을 퇴거시키고, 소유주가 들어와서 살거나 하는 경우로 임차물량이 감소하고 있던 차였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대차 3법까지 나타나게 되니까, 임차 물량이 급감하기 시작하고, 신규계약이나 합의계약 형태로 임차료가 급상승한채로 계약되는 것이 만연하게 됩니다.
국내 주택시장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를 갭이라고 하고, 이 차액만큼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것을 갭투자라고 합니다. 매매가 7억원, 전세가 4억원이면 3억원의 자금으로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수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전세가격이 5억원으로 상승한다면, 투자금은 2억뿐 들지 않으므로 투자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2020년 하반기 임대차 3법 개정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주택가격이 임대차3법때문에 올랐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수요가 존재하는 주택시장에서 투자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가격의 상승세를 더 증폭시키는 영향을 주었다는 의미입니다. 가격상승이야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지만,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시장의 변동폭을 높이는것으로 이어지니까요.
1년이 경과된 2021년, 정부는 이 임대차 3법을 손 보겠다고 합니다. 지난 1년간 평균 30% 가까이, 지역마다는 거의 50%가까운 상승을 보인 것이 전세가격입니다. 이를 손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애초에 임대차 3법 중 신고제를 제외한 상한제와 갱신권의 내용을 삭제하고 원상복귀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상한제의 영역을 더 확대해서, 임대차의 갱신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임대차에도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 같습니다. 표준임대료의 도입과 함께요. 이 점에서 우려가 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임대차 3법 개정과 임차료 급등은 제도 뿐 아니라, 임차주택의 공급 활성화 거래 활성화를 통해서 달성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발 현상만 보고 정책을 피상적으로 내는 것을 멈추고, 보다 근본적으로 3법이 왜 어떤 점에서 잘못 작동해서 임차료 급등으로 연결되었는지, 실제 사례를 살펴서 보완을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