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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솔 Jan 11. 2024

마음은 조금씩 치료되고 있었다

정상적인 일상이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지난 글을 쓴 지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일상을 기록하게 되었다. 우울 증상이 심각해져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았던 게 아니라, 달라진 일상에 빠져서 기록을 놓치고 있었다.


추가 처방을 받은 둘째 주부터는 우울감이 한껏 줄어들었다. 가끔 내가 왜 우울했는지, 한 달 전의 심각한 상태가 꿈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병을 잊고 지냈다.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을 꼽자면, 틈만 나면 외출하고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우울할 때는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해 다녔고 외출하는 게 귀찮았는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주말이면 전시회나 영화, 공연을 예매하고 연말에는 몇몇 친구들과 모여서 오붓하게 담소를 나누다 집에 돌아왔다. 길을 걸을 때면, <맘마미아> 앨범 속의 넘버를 듣는다든지, 한껏 들뜬 기분을 내며 시간을 보낸다.


무엇보다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었는데, 그게 헬스가 아닌 필라테스다. 필라테스는 체형 교정뿐만 아니라 근력과 유연성 향상 등 효과가 있다. 필라테스의 본래 목적 자체가 재활 운동과 자세 교정이다. 어쩌면 필라테스를 통해 마음의 재활치료도 같이 받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운동하면서 신체적인 건강을 이루고 독서와 문화생활을 통해 정신적인 건강을 되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의사 선생님은 아마 호전되는 이 기간에 본인의 변화를 현저하게 느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승곡선처럼 빠르게 오르는 구간을 지나면 다시 평탄해지는 구간이 있기 마련인데, 그때가 되면 거의 정상 수준이라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았다. 지금 이대로 내게 유익한 활동을 습관화할 필요를 느끼며 오늘도 퇴근길에 독서할 예정이고 그다음은 필라테스 수업을 받는다.


이미 지난 과거의 일을 되뇌며 후회하고 번뇌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바삐 움직인다. 예전에 했던 결정이 옳은 선택인지 되짚어 봤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았고 내게 맞는 운동을 하며 건강해지는 삶. 앞으로 조금씩 또 달라지겠지만, 더는 좋아하는 것을 외면하거나 버리고 싶지 않다.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행복한 거니까.




photographer: oct.snow

https://www.instagram.com/p/CzdmW_HvTV1/?igsh=aWkydjNic2FhaWV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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