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솔 Apr 05. 2024

주인공 시선으로 바라보기

다이나믹한 인생을 받아들이는 과정

인생에서 주인공은 나라는 걸 굳게 믿으며 살았다. 서울 체크인에 이옥섭 감독님과 구교환 배우가 같이 출연했다. 이효리랑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가장 감명 깊게 들은 얘기가 인생 주인공에 대한 관점이다.


인생에서 겪는 기쁨과 슬픔, 좌절과 성공은 영화 속의 주인공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처럼 본인 또한 그렇다는 거다. 내 인생에서 주인공은 나니까. 그들처럼 다이나믹한 이런저런 것들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행복한 날이 있으면 불행할 때가 있기 마련이고 좌절 앞에 무릎을 꿇더라도 그 고된 것을 이겨내면 성공의 맛을 느낀다. 승승장구해 부사장급 대우도 받아보고 둘째로 태어나 나름 유복하게 컸다. 고독한 사춘기를 보내고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듬직한 사람한테 배반당하고 진정 어린 사랑 찾아 헤매기도 했다. 이 정도면 영화 주인공 정도의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었다...(아니었다 ㅎㅎ)


일분일초며 하루하루를 쌓아둔 나만의 기억과 시나리오는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수준이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나라는 걸 부정하는 게 아니다. 단지, 인생에 대해 지나친 셀프 의미부여는 금물이란 걸 깨달았다.


나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있는데 사소한 좌절과 우울감에 너무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까 싶다(그렇다고 마음을 지치게 하는 일을 너무 쌓아두지 말기를 추천한다. 정말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니까 ㅠㅠ).


나보다 훨씬 잘 나가고 잘 난 사람도 오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하는데 나는 소위 주인공 핑계로 거대한 꿈만 갖고 게으름만 피우고 있지 않았는가.


인간이란 평범한 존재다. 위대하지도 않고 신비롭지도 않다. 그냥 지구상에 있는 평범한 생물이다. 물이나 햇살이 없다면 지구가 멸망하겠지만, 인간이 사라진다고 지구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주인공인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정말 히어로 급의 위인은 아니다. 적어도 아직 아니다. 어쩌면 영원히 아닐 것이다. 영화 같은 설정은 세계관 설정으로 완벽한 히어로가 존재할 뿐 현실은 "10명 중 1명은 나를 좋아하고 2명은 나를 싫어하고 7명은 나에게 관심 없다."


나는 나로서 충분히 잘하고 있으며 잘해나갈 것이다. 그걸로 충분하다. 남의 인생은 그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다. 지나친 주인공 의식은 마음속 깊이 지니고 있으면 된다. 내 입장에서 건넨 조언이 도움으로 작용하든 오지랖으로 남든 본인의 판단에 달렸다.


한 직장에서 몇 년간 쌓은 노하우와 꽤 높은 직책을 담당했다고 뭐든지 잘 해낼 거란 착각도 금물이다. 새로운 것을 대하는 태도에 신중함이 필요하고 오만함을 버리고 신입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가 있다고 경력이 있다고 당연한 일이 아니다.


모두 평등한 존재고 내가 유독 특별하단 착각을 갖지 말자.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인 만큼 다른 사람도 본인의 인생에서 자기가 주인공이다. 각자 본인의 역할을 잊지 않고 선을 지킨다면 너무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제보다 빛나는 오늘을 바라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