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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Jun 20. 2021

케이팝의 정의

이거 장르라고 할 수 있나?


최근 JYP에서 NiziU(니쥬)라는 일본인으로만 구성된 'K-POP' 걸그룹을 론칭했습니다. 등장과 동시에 많은 커뮤니티에서는 케이팝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으로 많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한국인이 없는데 어떻게 케이팝이냐?', 'JYP에서 케이팝 걸그룹이라 말했고 한국 회사에서 만들었으니 케이팝이다' 이 정도로 크게 두 개의 의견인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돼서 저의 생각입니다. 이규탁 저자의 '갈등하는 케이, 팝'을 참고했습니다.




NIZIU


케이팝은 지역 문화로서 K의 특수성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하는 장르로서의 팝의 보편성에 기여합니다. 이는 케이팝이 록이나 힙합처럼 음악적인 특성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게 아닌 지역성과 문화적인 특징 및 스타일로 규정되는 장르이고 내수로는 부족하니 해외 시장에 신경 쓰다 보니 그 퀄리티를 팝 시장에 맞춰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케이팝 비즈니스 모델의 현지화를 통해 탄생한 가수, 또는 한국에서 기획한 외국인 그룹처럼 실연자와 타깃 수용자 모두가 외국인인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을 케이팝의 전 세계적인 확산을 통한 보편화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된다면 케이팝은 이제 음악 장르라기보다 일종의 '기술적인 모듈', 즉 정형화된 생산 방식에 그치게 될 수 있습니다. 케이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포맷인 <프로듀스 101>의 중국 현지화 버전을 통해 탄생한 그룹이 케이팝이 아닌 중국 대중음악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케이팝만을 한국 문화·음악 산업의 맥락에서 따로 분리하여 '모듈' 혹은 '독립적인 장르'로 이해하는 것은 다소 편향된 관점일 수 있습니다. 케이팝에게 '본진'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힙합을 음악적인 관점에서 장르로 구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힙합 팬들은 문화적인 요소로 바라봅니다. 비슷한 의미로 저도 케이팝도 문화적인 관점에서 장르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케이팝 특유의 팬덤 문화를 배제하고 정의를 내릴 수가 없습니다. 브이앱 같은 플랫폼을 통해 소통, 특유의 응원법, SNS를 통한 소통, 팬들의 2차 창작과 음악방송에 가서 포토카드를 받고 짧게 응원하는 조그마하지만 이런 문화가 없이는 케이팝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NiziU는 케이팝 걸그룹이냐?'라는 질문에 저의 대답은 "NO"입니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았을 때는 케이팝에서 보여지는 문화적인 그것이 결여되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JYP 모듈로 만들어진 케이팝의 음악·비주얼적인 형태를 띤 걸그룹'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K가 붙을 수 있을지는 아직 활동이 많지 않았으니 계속 지켜봐야 제대로 알 것 같습니다. 그 선택은 케이팝의 근간이 되는 팬덤이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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