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여러분이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원이라면, 회사의 사장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했을 때 현금 30만 원과 30만 원 상당의 호텔 식사권 중 어떤 것을 고를 것 같나요? 대부분 현금 30만 원을 선택할 것입니다. 30만 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호텔에서의 식사 외에도 너무나 많으니까요.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 30만 원 짜리 최고급 호텔 식사권을 받은 직원이 그냥 현금 30만 원을 받은 직원보다 기쁨의 정도가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전자의 경우 평생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 사장에게 감사를 표했지만, 후자의 경우 현금을 어디에 썼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했죠. 이처럼 선물에는 단순한 실용성, 효율성의 가치보다 중요한 정서적 가치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소유'보다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 같은 비용으로 상대를 더 기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일찍이 이 선물의 가치를 발견한 기업 담당자들은 받는 이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홍보할 만큼의 센스있는 임직원 선물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의 마음에 오래 남는 선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국내 기업의 사례를 통해 함께 살펴볼까요?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함께, "생애 주기 맞춤형 선물"
(출처 LG이노텍)
LG이노텍은 매년 3월, 임직원 자녀들의 생애 첫 입학을 축하하고 새로운 학교생활을 응원하는 취지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임직원 자녀에게 학용품 세트 등의 입학 선물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출산, 수능 등 임직원들이 가정을 꾸리는 데 있어서 중요한 시기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물에는 LG이노텍의 정철동 사장이 직접 작성한 축하 메시지도 빠지지 않죠.
선물을 수령한 임직원은 설레하는 아이들을 보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후기를 남겼고, 자녀들은 직접 삐뚤빼뚤한 글씨로 정성껏 작성한 편지를 회사로 보내는 등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에 정철동 사장은 "직원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생활을 누리며, 회사에 자부심을 가질 때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게 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어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아이티센그룹)
한편 디지털 전환 서비스 전문 업체인 아이티센그룹 또한 임직원에게 보내는 선물에 세심함을 더하고 있는데요. 아이티센그룹의 신입사원은 정식 입사와 동시에 순금 명함과 축하 꽃바구니를 받습니다. 수능을 보는 자녀가 있는 임직원에게는 응원 메시지가 담긴 찹쌀떡을 보내고, 임직원 부모님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대량 구매 후 모든 임직원 앞으로 선물 꾸러미를 보냅니다. 또 학기 초에는 입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집으로 활용도가 높은 학용품 등 선물 세트를 보내곤 하죠.
박경곤 아이티센그룹 전무(CHO)는 “직장에서의 행복감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진심이 담긴 메시지와 세심한 선물 하나가 직원들에게 소속감을 높이는 동시에 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임직원 대소사마다 기획, 실행되는 작은 이벤트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보편적 복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네요.
회사의 역조공 이벤트, "커피차/간식차 선물"
(출처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과 한화 건설에는 현장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특별한 선물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커피차/간식차 서비스인데요.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HEC心(핵심) 딜리버리"라는 이름으로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에 격려와 응원 메시지 및 간식을 전달하는 사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이 캠페인 게시판에 응원하고자 하는 현장명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남기면, 일부 현장을 선정해 계절에 맞는 간식을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출처 한화 건설)
한화 건설은 올해 1월 30일부터 3주에 걸쳐 전국에 있는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과 어묵을 전달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하절기에도 현장별로 찾아가는 팥빙수차를 운영하고 냉풍기가 설치된 근로자 휴게소를 마련하는 등 안전 취약 시기별로 다양한 감성 안전 활동을 진행한 바 있죠. 뜨거운 햇살과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일해야 하는 현장의 임직원들에게 이 선물은 몸과 마음 모두를 녹이는 경험으로 다가올 것 같네요.
(출처 삼성전자 반도체 ESG)
삼성전자 반도체 ESG는 커피차에 소소한 재미 요소를 더해 임직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마스코트인 '달수'가 사옥 앞으로 찾아와 깜짝 이벤트를 연 것인데요. 달수와의 인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한정 수량으로 미니 달수 인형을 증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해당 이벤트는 ESG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해 준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며 보답하는 의미로 기획된 캠페인이었는데요. 덕분에 임직원들은 무더운 여름철 시원한 이벤트로 업무 스트레스를 날리고, 기업의 마스코트와 함께하는 즐거운 이벤트로 회사 프로젝트에 대한 친밀하고 긍정적인 경험까지 얻어갈 수 있었으니 MZ세대 직원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정말 센스있는 임직원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마음 건강까지 챙겨줄게요, "마음여행키트 선물"
Ⓒ마인드웨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는 직원의 마음 건강까지 케어하는 센스있는 임직원 선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셀프 상담키트인 "마음여행키트"로 말이죠. 마음여행키트는 심리 상담가와 스토리 작가가 함께 만든 키트로, 동화 치료와 글쓰기 치료를 접목한 제품인데요.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화 스토리가 포함돼 있어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하며, 마음돌봄이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게 만듭니다. 덕분에 혼자서도 지루하지 않게 마음을 치유할 수 있죠. 또한 키트 단체구매 시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이 원하는 키트를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임직원 개개인에게 필요한 마음돌봄에 맞는 선물을 전할 수 있습니다. 마음여행키트를 선물 받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직원들의 후기만 봐도 직장 내 마음돌봄의 필요성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겠죠?
설문조사를 통해 임직원이 원하는 키트를 고를 수 있다 (출처 마인드웨이)
한국주택금융공사 임직원의 선물 수령 후기
또한 현장에서 활동 중인 상담사가 직접 내면을 돌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을 골라 담았기 때문에 개인에게 맞는 마음 관리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면 상담과 달리 일회성이 아닌,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셀프키트이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되는 스트레스 상황도 긍정적으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음여행키트를 사용한 고객의 94%가 심리상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마인드웨이
마음여행키트는 마음뿐만 아니라 기억에도 오래 남을 선물입니다. 노르웨이 학습 환경 및 교육 행동 연구 센터의 연구원들은 손으로 쓴 글을 읽는 것이 글을 읽는 것과 뇌의 다른 부분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손으로 쓴 글이 뇌에 더 오래 머문다는 것을 의미하죠. 마음여행키트는 비밀이 유지된 공간 속 솔직한 기록을 통해 감정을 내밀하게 통찰할 수 있고, 치유의 효과를 더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