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는...

by 지은담


절정은 끝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순간이다.

깊어가는 가을

결실과 풍요의 한가운데서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감사의 마음을 올리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한 해 동안 어떤 농사를 지었을까요?


일상을 사는 중에도

누군가는 꾸준히 진실을 일구고,

누군가는 열심히 거짓을 키우고,

누군가는 혼란 속에 무너진 마음을 다독이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다가올 계절을 준비했습니다.


모두의 수고가 모여

둥근 한가위 보름달을 빚었습니다.


알곡도 열매도 한가득

쭉정이도 버려진 가지도 한가득입니다.


올해의 수확, 만족하시나요?


귀한 것도 평범한 것도

초라한 것도 억센 것도

모두 저마다의 소중한 의미가 있습니다.

각자가 채워야 할 양식이 다르니까요.


그러니 이번 한가위만큼은

서로 미워하지 맙시다.


각자가 일군 노력의 결실을 나누며

내 마음의 그릇을 넓혀 봅시다.


달이 차오를수록

나는 아직 채우지 못한 것을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만족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노력하는 법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한가위가 지나고 찬 바람이 불면

더 깊이 영글어진 마음들이

매운 겨울 동안 새로운 힘을 키워가겠지요.


그러니 이러쿵저러쿵 말고

한가위엔 마음을 열고 웃어봅시다.


미움도 별것 아닌 양

툭 밀어내 봅시다.


환한 기운만 가득 채워 옵시다.


한가위엔


저 보름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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