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혼잣말이 부쩍 는다.
"에구구", "의쌰" "어?" 같이 혼자 움직일 때 하는 말들에서 시작되었다.
움직임이 굼떠지면서 후렴처럼 덧붙이다가 이제는 혼자 생각하는 것들도 혼잣말을 한다
"빨래해야겠네"' 오늘 장 봐야 할 게 무어지?" " 아차, 당근 안 샀네"이런 것들이다.
예전엔 생각으로 그치던 것이 혼잣말이 되어 나오곤 한다
이건 집안 내력일 수도 있다
아버지는 과묵하던 성품이었는데 연세가 늘면서 자주 혼잣말을 하셨다
제법 큰소리로 말씀하셔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 혼잣말이 심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혼잣말의 정도에 따라 아버지의 심기를 짐작할 수 있었고
어머니는 혼잣말을 자주 하시는 아버지를 흉보곤 했다
"할 말 있으면 제대로 할 것이지, 벽에 대고 말하는 게 뭐냐?
사람 놀라게 하는 거지···" 하시곤 했다
아버지와 동갑인 어머니는 비교적 늦게 혼잣말이 시작되었다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의 혼잣말은 주변 사람들이 못마땅할 때였다
"젊은 사람이 왜 저리 뚱뚱할까, 자기 관리를 해야지"
"저 늙은이 옷 꼬락서니 봐라, 늙을수록 단정해야지"
당신의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들을 보면 꼭 한마디 하셨고
나는 주변 사람들이 알아들을까 노심초사하곤 했다
자칫 시비가 붙을 수 있는 말들이었고
제법 큰 목소리라 그때마다 당황스럽던 기억인데
노인의 혼잣말이어서인지 별로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정작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칭찬을 많이 하시는 편이었으니
주변 사람들은 듣고도 못 들은 척해 준 것 같기는 하다
내 경우는 움직일 때마다 후렴 같은 소리로 시작하여
조금씩 혼잣말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화분에 물 줘야겠다''오늘은 무얼 해 먹을까', '친구한테 전화해야지'.
'어, 안약 넣는 걸 잊어버렸네', '뭐야 설거지도 안 했잖아'
이런 말들인데 가끔 집에 들르는 아들이 제방에서도
"엄마, 무슨 말이야?' 하는 걸 보면 혼잣말 목소리가 제법 큰 것 같다.
아버지는 집에서 아버지 행동에 관한 혼잣말을 많이 하셨고
어머니는 밖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혼잣말을 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성향을 닮은 듯하다
집에서 내 행동에 대한 혼잣말을 주로 한다
생각만 하고 있다가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말을 하면서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다.
조금 나이가 들면 아들은 엄마의 혼잣말을 어떻게 기억할까?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하니 혼잣말도 조심해야 하는 건 아닐까?
혼잣말이건 대화건 말은 조심해야 하는 게 옳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는데 그냥 가는 것만은 아니다
가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속성이 있다
거쳐가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버지나 나의 혼잣말은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데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어머니처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겠다
어머니처럼 주변사람들에 대한 말은 별의미가 없이 보이는 대로 말한다 하더라도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한 말이기 때문이다
건너가며 각자 의미 없이 한마디 덧붙인 것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경우이다
황당하기는 하지만 소문이 인연이 되어 백년가약을 맺는 일도 있고
명예에 심각한 훼손을 입기도 하니 말하는 사람 못지않게 듣는태도도 중요하겠다
잘 들어야 대화가 될 수 있다
좋은 말일지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뜻이 달라지기도 하니 듣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잘 들어야 대화가 될 수 있다
저마다 제 목소리만 내고 남의 말을 안 듣는 건 혼잣말보다 못하다
혼잣말은 조용하기나 하지 제 목소리만 내다보면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네 편 내 편이 되어 싸우게 된다.
작금의 혼란이다
적폐 청산이라는 무서운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끝이 없어 보이는 혼란이다.
정치를 하고자 마음먹은 사람들이니 애초부터 이럴 리는 없었을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큰 뜻을 품지 않고서야 감히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는 못할 것이다
큰 뜻만 믿고 상대편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고 있으니 문제이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는 법, 뒤집어 봐야 실체를 알 수 있는데
각자 자기 앞의 벽면만 바라보고 목소리를 높인다
말의 속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굳어지니
막말과 고성이 오가고 말 바꾸기를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해내버린다
서로를 흠집 내고 말꼬리를 잡는 일로 허송세월이다
열 명의 친구를 얻는 일보다 한 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게 현명한 삶이라 한다
좋은 일은 한때의 에피소드가 되지만 나쁜 일은 평생의 상처가 되기도 하니
말조심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니 서민들의 생활도 피폐해진다
제일 먼저 말이 변한다
엘사, 빌 거, 휴거'라는 말이 유행이라 한다
별 이상한 줄임말이 유행하는 즈음이니 그러려니 하려다
엘사'는 임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 '빌라'는 빌라 사는 거지,
'휴거'는 휴먼시아 임대 아파트 사람들의 줄임말이라는 말을 듣고 경악했다
빈부의 차이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경멸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자고로 우리들은 청빈을 미덕으로 삼지 않았던가?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구태의연한 이런 말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대놓고 이런 경멸의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이다.
서로 간의 불신과 미움만 깊어지게 된다
차라리 혼잣말을 하자
내 말을 내가 들어 보자
혼잣말을 하며 말조심을 배우고 적을 만들지 않는 말부터 배워야 한다
한 사람의 친구 때문에 적을 만드는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된다
열 명의 친구를 얻는 일보다 한 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게 현명한 삶이라 한다
좋은 일은 한때의 에피소드가 되지만 나쁜 일은 평생의 상처가 되기도 하니
말조심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세상이 지옥이다
우리 스스로 지옥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볼 일이다
말하기 전에 혼잣말을 하며 내 목소리를 먼저 들어 보자
조심스레 들어야 한다
할 말과 안 할 말을 가리고 많이 들을 수 있도록 귀를 열어야 한다
말을 잘하려면 듣는 연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