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와 함께 잃어버린 내 자존감 -by 홍쌤 홍은선-
잃어버려도 될 것과 잃어버려선 안되는 것!
교육에 사용할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몰에 갔다.
많지 않은 양이라 셀프 계산대로 향했다.
아직은 셀프 계산대가 낯설다. 하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데 단순한 몇몇 개의 절차가 왜 그리 헷갈리는지 모른다.
셀프 계산을 하고 포인트 적립 확인까지 했으니 나름 놓치지 않고 완료했다는 생각에 가볍게 매장을 나왔다.
다음날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핸드폰 지갑을 열어보니 카드가 사라졌다.
당황해서 기억을 더듬었다. 어디서 두고 나왔을까? 아니면 핸드폰에서 빠져버린 건가?를 생각해 보며
자괴감에 빠졌다. 신용카드를 잃어버리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알아차리다니. 왜 이렇게 정신을 빼놓고 살아가는 건가? 나 자신이 맘에 들지 않았다.
신용카드 결재 문자를 확인해보니 어제 ***몰이 마지막 결제였다.
누군가 내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음에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요즘엔 CCTV와 카드 결제 문자로 인해 남의 카드를 습득했더라도 사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요즘 세상에, 남의 카드를 쓰고 도둑이 되는 일을 선택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몰에서 셀프 계산 후 카드를 회수하지 않았는지 가보아야 했다.
어떻게 카드를 두고 나올 수 있을까? 물건을 하나 빠뜨리고 온 것도 아니고, 남에게 말하기도 창피스러운 마음이 꽉 들어차며 나 자신을 자책하고 자존감은 땅에 추락해 곤두박질쳤다.
***몰에 찾아가 며칠 전 셀프 계산대에서 카드를 회수하지 않은 것 같으니 확인을 부탁했다. 참 속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가득 차 직원에게 민망하게 말을 했다.
직원이 나에게 얼마나 정신없는 사람이면 카드를 계산대에서 빼지도 않고 이제야 왔을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카드예요?`직원이 묻는다. 어떤 카드? `회색의 법인 카드입니다`라며 결재 문자를 보여주었다.
직원은 계산대에서 서랍을 열더니 한 주먹 가득 카드를 꺼내들었다. 예상치 못한 그 모습에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그래서 어떤 카드냐고 물었던 거구나.
중요한 신용카드를 두고 나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싶어 두고 나왔다면 카드 하나를 꺼내거나 아예 없거나 할 것을 예상했는데 나처럼 두고 간 사람이 이리 많다니. 참으로 의외였다.
`셀프 계산대에서 저처럼 두고 가시는 분들이 많으신가 봐요?`라며 스스로를 위안 삼는 질문을 했다. `아무래도 그런 분들이 많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주인을 기다리는 수많은 카드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바보는 아니었다. 남들도 다 하는 실수구나.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나는, 나에게 관대하지 못하는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실수에 나는 정신없는 사람이라며 나 자신의 인격을 모독했고, 깜박 거리는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했고, 실수투성이라며 스스로를 비난하고 책망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작고 사소한 일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왔을까? 란 생각을 해보았다.
자존감이란 스스로 챙겨야 하는 중요한 일인데, 왜 그리 작은 일에 자존감을 잃어버렸을까?
실수해도 괜찮다. 자꾸 잃어버려도 괜찮다. 그럴 수 있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야. 그런 일로 자신을 책망할 필요는 없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그 어떤 일도 나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나는 매일 잃어버리고 사는건 아닐까? 물건은 잃어버려도 이 사실은 잃어버리지 말자. 다짐한다.
홍쌤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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