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르 Jul 23. 2021

시큰둥.002

좋다가도 머쓱해지는 미묘한 순간들

예를 들면 그럴 때가 있다.

마트에서 경품 당첨을 진행 중, 2등 당첨자는 자전거를 받아 가는데

3등 당첨자인 나한테는 키친타월 여러 묶음을 줄때.

아..뭔가 3등에 당첨된 사실이 엄청 놀라고 좋았지만, 

2등과 3등 사이 선물의 갭이 너무 커서

당첨된 행복이 순식간에 바사삭 부서지는 그 미묘한 마음.


또 꼭 사고 싶었던 물건이 있었는데 

매장에서 품절되어 좌절하고 있다가 온라인으로 검색 후 

구매 가능한 사이트를 발견하곤 너무 기쁜 나머지

‘오늘 이 운을 쓰려고 낮에 음료를 쏟는 액땜을 치렀구나 ’

‘이번만큼은 꼭 구입하라는 신의 계시다.’

따위의 말도 안 되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면서 결제!


그러나 며칠 뒤 구입한 사이트에서 상품을 30프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 을때..

왠지 모르게 허탈해져서 

‘애초에 진짜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었나?’

‘솔직히 막 엄청나게 갖고 싶은 건 아니었던거 같은데..’ 

‘좀 별로인 거 같기도 하고..’

‘당장 급하게 살 물건은 아니었던거 같다..’

하면서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시큰둥하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는 

너무 좋아하던 작곡가의 내한공연 소식이 있었는데

재작년에 공연 관람을 놓쳐서 올해엔 정말 가고 싶다는 부푼 마음으로 

공연 예약을 하려는 순간, 어째서인지 갑자기 

주말의 수많은 인파를 뚫고 다른 도시까지 가서 관람을 하고, 

저녁에는 어떻게 다시 돌아오지? 

그때 운영하는 시외버스가 있을까?

등등의 공연 외의 여러 변수들 따위를 생각하기 시작하니 급 피곤해지면서 그만 

마음이 시큰둥해졌다.


작가의 이전글 시큰둥.00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