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넘어서 꾸준하게
어느 날 시르사아사나(머리서기. 물구나무서기)를 하다가 그만 몸이 엉뚱한 곳에 떨어졌어요...
연습하다 보면 다른 분들이 이렇게 되시는 경우를 보긴 했는데, 제가 몸이 뒤집히는 경험은 처음이라 혼자 막 웃음이 났어요. 사실...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제 몸이 떨어지면서 낸 ‘쿵’ 소리가 너무나 커서 다들 놀라시고 걱정해주시며 수업이 끝나고도 괜찮으냐고 다들 물어보시고... 그제야 좀 민망했습니다.
두려워서 못하는 거야
평소에는 겁이 나서 다리를 잘 차올리지 못했어요.
이 시르사 아사나는 그저 저에게 너무 먼 당신이어서.....
저렇게 공중에 다리를 띄우지도 못했습니다.
땅에 발을 붙이고 폴짝거리는 정도의 뛰기만 했죠.
그런데 요가 수련을 계속하다 보니 모든 것은 내 마음이 만들어낸 두려움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힘껏 차올렸더니만, 저렇게 된 거죠.
제 나름의 작은 모험을 하고 나니, 의도한 자세가 아니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가 꽤 재미있기도 하다는 것을 발견한 날이었어요.
문득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은가 생각했습니다.
일단 시도하고 나면, 그 결과는 의도한 것일 수도,
혹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더 재미있는 것일 수도 있는 거죠!
저는 여러 상실 등의 삶의 경험 이후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될 수 있어'라는 마음이 조금 자리 잡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삶에서 누구에게나 있는 그런 부분을 인정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지만, 삶의 어떤 일이든지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자세라기보다, 어쩌면 자포자기의 마음이 더 컸는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씩 한계를 넘어가는 연습의 장이 되어주는 요가를 열심히 하다 보니,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제대로 물구나무 자세를 할 것이고,
그렇게 또 다른 것들을 하나하나 이루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어요.
그래서 이 경험이 저에게는 무척 마음에 남았습니다.
뭐든지 꾸준히 하면
언젠가 해낼 수 있어요
.
.
.
오래 걸려도 괜찮아요.
전 계속 할거니까요.
그리고 해내지 못해도,
괜찮아요. :)
라고 어느새 스스로에게 그런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조금씩 다시 그런 믿음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