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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 Oct 26. 2024

빌런에게는 미워하는 법도 배우지 마라 / 서문

빌런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애석하게도 그렇다.


  <애석하게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별 게 없다. 나 같은 내향형인 사람이라공감할 수 있을까?


  내겐 <불특정 다수>와 부대끼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피로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아무래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회의 사이즈는 남들보다 많이 작은 모양이다.


  물론  <불특정 다수> 중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 지금 내가 어디 한 군데 부러지지 않고 카페에 앉아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당신이 성한 몸으로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도 다 그 방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숫자일 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끔은 <세상엔 나쁜 놈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이 들 때도 있다. 물론 곧바로 고개를 젓지만. 내가 아직 이 세상엔 꿈과 희망이 가득하다고 믿기 때문에?


  전혀.


  그건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이다. 정말 그런 노(No) 답 세상이라면 거기서 부대끼며 살아야만 하는 내가 너무 불쌍해질 테니 말이다. 무엇보다 나는 그렇게 낙관적인 사람이 못된다.





  ***


  그렇다 하더라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극소수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하얀 거짓말>이라는 사실 말이다. 몰지각한 사람들이 정말 <극소수>라면 매일 뉴스에 보도되는 해괴한 사건의 주인공들은 도대체 언제 소멸된단 말인가.


  그들은 각종 기상천외한 사건을 일으키며 선량한 사람들을 위협하고, 허탈하게 하고, 분노하게 한다. 어쩌면 은연중에 우리 모두 인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들의 개체수는 결코 적지 않다는 합리적이면서도 불편한 진실 말이다.


  아, 혹시 처음 듣는 소리인가?


  미안하다. 환상을 깨는 발언을 해서. 아직 산타 할아버지도 진짜 있다고 믿고 있지는 않겠지?


  에이, 설마.





  ***


  맞다, 빌런! 제목부터 보고 이 글을 읽기 시작했을 텐데 엉뚱한 소리만 해댔다.


  그래, 빌런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빌런>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하는 게 순서겠지? 보통 빌런이라고 하면 영화나 소설 속 캐릭터 중 하나를 말한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내용을 인용해 보자면 <주인공이나 사회적 가치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그것이다. , 따분하고 어려운 표현은 집어치울까?


  좋다. 쉽게 말해서 <악당>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가령 <배트맨>과 <어벤저스>가 선한 주인공이라면 <조커>와 <타노스>가 빌런인 셈이다.





  ***


  한편 네이버의 <기숙사 고등학교 생활용어 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재밌는 정의도 찾아볼 수 있었다.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하기 힘든 유형의 사람들을 부르는 말.'


  통상적인 의미와는 다르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왜 이런 정의를 내렸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다루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종류>의 빌런이다. 우리 삶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생활 속 빌런> 말이다.


  그들은 지금도 당신이 살고 있는 집 위층에서 발망치를 쿵쾅거리고 있거나, 카페를 전세 낸 것마냥 단체로 우르르 들어와 테이블을 4개씩 붙여놓고 왁자지껄하게 떠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당신이 몇날 며칠 작성해서 올린 보고서를 받아 들고는 되지도 않는 이유를 들어 반려시키거나.


  앞으로 나는 그런 빌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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