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3종 세트
다큐멘터리, 영화 소개 프로그램, 연말 시상식.
제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꼽아보라고 하면 주저 없이 그 3가지를 말할 수 있습니다.
우선 달리기를 하며 유튜브로 다큐멘터리를 들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서 좋아요.
그리고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면 평일인데도 마치 나른한 주말 오후 분위기가 난답니다.
마지막으로 연말엔 아무래도 각종 시상식을 봐야 한 해를 마무리하는 느낌이 들죠.
OTT나 케이블 채널 탓에 유명무실해졌다고는 해도 말이에요.
행복은 TV 속에
어릴 적에 '아들과 딸'을
무척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오늘 연기 대상에서 한 여배우의 수상소감을 듣고 저도 문득 옛 추억이 떠올랐어요.
'앞으로 무슨 낙으로 살지?'
아주(!) 어릴 적 '사랑이 뭐길래'라는 주말 드라마가 종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진짜 매우(!!) 어릴 때였는데도 그만큼 그 드라마가 재미있었나 봐요.
당시엔 꽤 진지하게 시무룩했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재미없다고
한동안 재미없는 주말이 계속되었어요.
당시의 허망함은 몇 년 뒤 어느 저녁, 라디오를 통해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 소식을 들었을 때 이후로는 없었습니다.
또한 그만한 충격은 다시 그로부터 몇 년 뒤 어느 밤, 마찬가지로 라디오를 통해 미국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졌다는 비보를 들었을 때 이후로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죠.
'사랑과 뭐길래'의 후속작은 '마포 무지개'였고,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많은 가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구관을 뛰어넘는 명관은 없었어요.
'사랑과 뭐길래'가 줬던 재미나 '서태지와 아이들'의 센세이셔널함을 쉽게 넘보지 못했죠.
어쩌면 아직까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바로 지금도
버스는 언제든 다시 올 줄 알았습니다.
당장은 아니라도 조금만 기다린다면 언제든.
물론 그것은 많은 경우에 진실입니다.
하지만 다시 오지 않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 또한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어린 시절의 저처럼 시무룩하게만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으로써 지나간 것들을 더 소중히 간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말이에요.
아, 보셨나요?
지금도 무엇인가가 지나가고 있어요.
from su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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